깨달음이란 무엇일까요
구름 타고 지팡이 짚고 하늘로 날아가는
허황된 이야기가 깨달음일까요?
내 입장에서 상대를 바라볼 때
미움이 생기고 괴로움이 생기죠.
깨달음은 이런 인식의 오류를
바로 잡는 것입니다.
빨간 안경을 끼고 보면
온 세상이 빨갛게 보이고
파란 안경을 끼고 보면
온 세상이 파랗게 보이지만
안경을 탁 벗어버리면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보이듯
내 옳다는 생각을 내려놓으면
괴로움이 사라집니다.
인식의 오류를 발견하고
바로잡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것이 바로 깨달음으로 가는 길입니다
아무 문제가 없다
“회사 다니면서 만화랑 살 빼기를 해보려고
여러 번 노력했는데 번번이 실패하고
회사만 6년 째 다니고 있습니다.
내려놓고 포기할 수도 없어 고민입니다.”
뚱뚱한 게 고민이라고 하지만
맛있는 걸 보면 끝까지 참나요,
일단 먹고 보자 하나요?
평소엔 만화를 그리겠다고 하지만
졸리면 나중에 그리자 하나요,
눈 부릅뜨고 죽기 살기로 그리나요?
살 빼고 싶다, 만화 그리고 싶다 하지만
사실은 되면 좋고 안 되도 할 수 없다는
마음이지 죽기 살기로 절실한 건 아니네요.
그러니 먹고 싶을 때 먹고
생각날 때 살 빼고
그리고 싶을 때 그리고
그리기 싫을 때 쉬어도 큰 문제가 없어요.
스스로는 ‘이래야 되는데’ 하는
생각에 갇혀서 엄청 고민되겠지만
남들 보기엔 큰 걱정이 아닙니다.
누에가 자기 입에서 나온 실로
고치를 만들고 그 속에 갇혀서
‘답답해 죽겠다’ 괴로워하듯
스스로의 생각에 갇혀 힘든 거예요.
생각을 놓으면
누에가 고치를 뚫고 날아가듯이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뜻대로 안 되서 속상할 때
소풍 가려는데 비가 와서 속상하다면
이것은 비 문제인가요, 내 문제인가요?
소풍 가려는데 비 오는 것처럼
살다 보면 원치 않아도
사람이 죽거나 시험에 떨어지거나
가족이 속 썩이거나 믿었던 사람이 배신합니다.
이런 일은 살다 보면
해가 뜨고 달이 지듯이 생기는 일이라서
비 탓하고 남 탓해봐야 자기만 괴로워져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라기보다는
어떤 일이 생기더라도
걸림 없이 살아가는 게 진정한 자유인이에요.
= 법륜 스님 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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