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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눈을 밤새 맞아가면서 / 한 송이

문성식 2016. 12. 18. 11:08

 하얀 눈을 밤새 맞아가면서 
                   / 한 송이
잿빛 하늘에서 종일토록 하얀
솜사탕 같은 눈이 오고 있네요
지붕 위 나무에도 하얀색으로 
세상을 하얗게 물들여 놓네요
첫눈 오는 날 우리를 이렇게
하얀 눈사람으로 만드는 모습에
오랜만에 환하게 웃으며 하나의
추억을 만들어가는 시간이군요
산과 들 하얗게 만드는 세상 속
소복소복 쌓여가는 눈 때문에 
당신의 발자국과 내 발자국도 
함박눈에 파묻혀 다 없어지네요
하얀 꽃잎처럼 날리는 눈 속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다 보면
당신이 나를 못 알아보면은
어찌하나요. 우리 마주 보면서
눈 오는 길을 밤새도록 걸어 봐요
소리 없이 내리는 함박눈 맞으며
두 손 꼭 잡고 당신 어깨에 기대어   
당신의 따뜻한 사랑의 마음과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려 가며
그리웠던 그 시절로 잠시 돌아가서 
하얀 눈을 밤새 맞아가면서 
꽃 피던 날들의 이야기 하며 걸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