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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련(悲戀) / 한려수

문성식 2016. 12. 3. 13:38



비련(悲戀)
오랫동안 
사랑하던 사람인데
날 떠나가네요
집안의 성화에 못 견뎌
나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요
난 아직도 결혼은
잘못된 방식이라고
그냥 사랑만 하다
이생을 마감하고 하고 싶은 
물론 그가 
지극히 사랑하면서도 
청혼을 하지 않는 건
나의 이런 사고방식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그만큼 
지극히 사랑했던 사람도 
없는 게 문제이지요
그는 아마 
다른 사람과 결혼하면
날 가슴에 묻고 살겠지요
그러나 어쩌겠어요 
난 결혼보다 
비련의 주인공을 
택할 사람이니까요
우리의 사랑에 
이런 비련이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나 자신을 
탓할 수밖에 없겠지요
사랑해요 그대
안녕     
         한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