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문화】
제3절 불상
3.불상의 종류
(3) 나한상과 조사상
부처님의 상수제자인 가섭 존자와 아난 존자같이
훌륭한 분들의 상을 표현한 것이 나한상이고,
한 종파의 큰스님을 조각한 것을 조사상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조각으로 표현될 경우, 세속을 초탈한 스님 모습을 하고 있다.
나한상은 가섭과 아난 존자 등 십대제자를 중심으로 5백 나한, 1천2백 나한 등 많이 있다.
조사상은 용수, 무착, 세친, 현장, 원효, 의상, 지장 등 인도와 중국,
또는 우리나라의 고승상이다.
해인사의 목조 희랑 조사상이 대표적이다.
(4) 천부신장상(天部神將像)
불교에는 불보살 외에 범천(梵天), 제석천(帝釋天)을 비롯해서
사천왕, 팔부중 등 수많은 호법신(護法神)들이 있다.
이들은 부처님이 설법하실 때 여러 성중(聖衆)과 함께 불법을 찬양하며
불법의 외호(外護)를 맹세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들을 신중(神衆)이라고 한다.
특히 무장형의 여러 존상(尊像)을 외호신중(外護神衆) 또는 신장이라고 부른다.
곧 무력으로 적을 항복받으며, 불법(佛法)을 옹호하고,
불경(佛經)을 수지독송(受持讀誦)하는 사람들을 외호하는 신들을 말한다.
① 제석(帝釋)과 범천(梵天)
■ 제석천
인도에서 제석은 ‘인드라(Indra)’이며, 범천은 ‘브라만(Brahman)’ 신으로
고대 인도 최고의 신들이다.
제석천은 수미산 꼭대기 도리천(瀟利天)의 주인으로
불교화하면서 부처님을 수호하는 최고의 수호신이 되었다.
그래서 불상의 좌우에 많이 묘사되었고,
후에는 사리기(舍利器)나 탑신 같은 데에도 자주 새겨졌다.
■ 범천
범천은 제석천 인드라와 더불어 불법 수호의 쌍벽을 이루는 범천 브라만이다.
근본불교 경전을 보면 대범천은 이 사바세계의 주인으로서 상당히 교만한 존재였다.
그러나 부처님 말씀을 듣고 교만심을 없애고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
그는 특히 항상 법을 설해줄 것을 청하고,
항상 그 설법이 이루어지는 자리에 참석해서 법을 듣고 묻는다.
나아가 제석천과 더불어 불법을 수호할 것을 서원한다.
■ 인왕상
인왕은 금강역사(金剛力士)라고도 불리며, 문을 지키는 수문장 구실을 한다.
금강역사상은 문 외에도 석탑과 부도의 탑신부 또는 사리기, 불감(佛龕, 불상을
모셔놓는 작은 집), 신중탱화 등에도 등장해서 불보살과 사리를 수호하고 있다.
금강역사의 산스크리트 이름은 ‘바즈라파니(Vajrapa-n·i)’ 또는
‘바즈라다라(Vajradhara)’이다.
금강저, 즉 바즈라의 주인 또는 그 금강저를 들고 있는 자라는 뜻이다.
그래서 집금강(執金剛) 또는 금강수(金剛手)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금강역사상은 대부분 맨손이며,
간혹 왼손에 칼을 들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보통 사찰 출입구[金剛門]의 오른쪽에는 입을 벌리고 있는
아형(阿形: ‘아’하고 입을 벌린 채 공격하는 모습을 취함) 금강역사,
왼쪽에는 입을 다물고 있는 훔형(‘훔’하고 입을 다문 채 방어하는 자세를 취함)
금강역사가 배치되어 사찰을 수호한다.
아형 금강역사는 나라연금강(那羅延金剛),
훔형 금강역사는 밀적금강(密蹟金剛)이라 부른다.
나라연금강은 천상의 역사(力士)로서 힘이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한다.
밀적금강은 언제나 금강저를 들고 부처님을 호위하며,
온갖 비밀스러운 사적(事跡)을 알고 있다고 한다.
이들 인왕상의 도상 특징은 상체를 벗은 반나체에 손은
권법(拳法)을 짓거나 금강저(金剛杵)를 들고 있는 독특한 모습이다.
② 사천왕상(四天王像)
사천왕은 인도 신화시대부터 전해오는 호세신(護世神) 또는 방위신(方位神)으로,
세계의 중심인 수미산의 중복(中腹)에 사는데,
그 정상의 도리천에 사는 제석천의 권속이다.
사방사주(四方四洲)를 수호하는 호법신으로 많은 경전에 설해져 있다.
사천왕신앙은 사악한 것으로부터 신성한 것을 보호하고
침략자로부터 약한 자를 수호하는 구실을 한다.
그 때문에 국가 차원에서는 호국사상(護國思想)과 연결되었고,
종교적으로는 사찰을 수호하는 호법신(護法神)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사천왕상은 그 생김새 때문에 무서운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
사찰 초입의 천왕문에 모셔진 사천왕상은 보는 사람을 놀라게 한다.
이처럼 사천왕상이 무서운 형상으로 변한 것은
실크로드를 통해 불교가 중앙아시아를 거쳐 중국으로 들어오면서부터이다.
인도 귀족형의 온화한 모습이 갑옷을 입고 위엄이 충만한 분노상으로 변했다.
사천왕상이 무서운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은 인간 내면의 깊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죄의식을 불러일으켜 깨닫게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리 내면의 번뇌를 끊게 하고 불법을 수호하기 위해,
갑옷을 입고 무기를 든 무서운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그러나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寶冠)을 쓰거나 북방민족이 사용하던
털 목덮개가 달린 투구를 쓰고 있기도 하다.
특히 북의 다문천왕이 탑을 든 것은 다른 상들과 뚜렷이 구별된다.
사천왕이 담당하는 방위는 동방은 지국천왕(持國天王), 남방은 증장천왕(增長天王),
서방은 광목천왕(廣目天王), 북방은 다문천왕(多聞天王)이다.
이 사천왕은 손에 갖가지 물건을 들고 있는데 시대에 따라 물건이 달라진다.
대부분의 경우 양쪽 발 밑에 악귀(惡鬼)를 밟고 있다.
③ 팔부중상(八部衆像)
팔부중상은 인도 재래의 여덟 신을 불교가 습합해서
불법을 수호하는 호법의 선신(善神)으로 삼은 것이다.
그래서 신의 이름도 일정하지 않고 모습 또한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의 팔부중은 대개 무장을 한 모습이 많고,
손에 들고 있는 지물이나 자세도 여러 가지이다.
주로 불탑이나 승탑의 기단부에 팔부중이 많이 조각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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