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문화】
제3절 불상
3.불상의 종류
(1) 불상(佛像)
불교의 상(像)은 일반적으로 여래상, 보살상, 신장상, 나한상 및 조사상으로 구분된다.
불상은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이고 최고의 경지인 깨달음을 얻은 이를 상징하는 것이고,
보살상은 깨달음은 얻었지만 아직 중생제도를 위해 부처가 되는 걸
잠시 미룬 이를 가리킨다.
그렇기 때문에 불상과 보살상은 시각적으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불상은 32상 80종호라는 규범에 따라 조성되었고
전륜성왕이 모델이기 때문에 남성의 모습이다.
이에 반해 보살상은 중생들의 다양한 원(願)에 귀 기울이기 위해
남성의 모습보다는 여성의 모습에 가깝다.
불상과 달리 보살상은 머리에는 화려한 보관(寶冠)을,
몸에는 영락(瓔珞)이라는 장신구를 하고 하늘거리는 천의(天衣)를 입었다.
나한상은 깊은 산속에서 수행에 전념하는 나이 많은 수행자,
즉 노스님을 연상하면 맞는다.
우리에게 익숙한 신선의 모습이 바로 나한의 모습에 가깝다.
신장상은 주로 무장한 모습인데, 사천왕상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불상은 무수하게 많고, 매우 다양하게 나뉜다.
법신(法身), 보신(報身), 화신(化身)의 삼신불상(三身佛像)과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불(三世佛)이 있다.
이것이 각각 천불(千佛)로 확대되어 모두 삼천불이 되기도 한다.
또한 방위를 나타내는 사방불(四方佛), 오방불(五方佛) 등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수많은 부처님 가운데 석가모니불상, 비로자나불상, 아미타불상,
약사불상, 미륵불상 등이 많이 조성되었다.
① 영산회상의 교주, 석가모니부처님
부처님은 2천6백여 년 전에 중인도의 카필라성에서 태어났으며,
역사적으로 실재했던 분이다.
출가해서 6년의 힘든 수행 끝에 보리수 아래에서 깨달음을 얻었다.
모든 번뇌를 단숨에 끊어버리고 위대한 승리자가 된 것이다.
그래서 큰 영웅, 즉 대웅(大雄)이라 하였으며,
그를 모신 전각을 대웅전(大雄殿)이라 부르게 되었다.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좌우에 약사부처님과 아미타부처님,
또는 아미타부처님과 미륵부처님을 봉안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는 대부분 ‘대웅보전(大雄寶殿)’이라 부른다.
석가모니부처님의 좌우 협시보살(協侍菩薩)은
반야(般若)의 지혜를 상징하는 문수보살(文殊菩薩)과
중생을 위해 서원을 세우고 수행하는 행원(行願)을 상징하는
보현보살(普賢菩薩)이 대표적이다.
고려시대나 조선시대에는 대웅전에 주존불(主尊佛)로 봉안하거나
응진전, 나한전, 영산전, 팔상전 등에도 주존불로 봉안했다.
응진전 등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좌우에 미륵과 제화갈라 보살 등
수기삼존(授記三尊)을 봉안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② 서방 극락정토로 인도하는 아미타부처님
아미타부처님은 서방정토 극락세계의 교주로서
죽음의 고통에서 중생을 구제하고자 오는 분이다.
산스크리트로 아미타바 붓다(Amita-bha Buddha)
또는 아미타유스 붓다(Amita-yus Buddha)로도 불린다.
아미타바는 한량없는 빛을, 아미타유스는 한량없는 수명을 의미한다.
그래서 전자를 무량광불(無量光佛), 후자를 수량수불(無量壽佛)이라 한다.
아미타부처님은 서방극락(西方極樂)에 계시면서
뭇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푸는 분이다.
누구든지 아미타부처님을 지극 정성으로 부르면
서방극락의 정토(淨土)로 맞아가신다.
아미타부처님에 대해서는 정토 삼부경, 즉 《무량수경(無量壽經)》,
《아미타경(阿彌陀經)》, 《관무량수경(觀無量壽經)》에서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아미타부처님을 봉안한 전각을 무량수전, 극락전, 미타전이라고 한다.
좌우 협시보살은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 가장 보편적이나,
고려시대부터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이 배치되기도 했다.
도상에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이것은 당시의 신앙형태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③ 중생의 병고를 다스리는 약사부처님
인간의 근본 고(苦)는 생로병사(生老病死)다.
그 가운데 가장 현실적인 고(苦)를 들라면 병고(病苦)를 들 수 있다.
이처럼 인간생활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질병문을
불교에서는 약사신앙으로 해결하려 했다.
약사신앙은 약사유리광여래 또는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 하는 약사불이
보살이었을 때 서원한 12대원(大願)을 뼈대로 한 것이다.
이 12대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별된다.
하나는 중생들이 갖는 현세의 소망을 이루게 한 후
궁극적으로 무상보리(無上菩提)를 이루게 한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중생들의 병고를 치료해주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약사신앙은 중생들의 병고 내지는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그들이 갖는 현세의 소망을 성취케 하고 마침내는 해탈하고자 하는
기대에서 이루어진 신앙체계였다.
약사부처님을 모신 전각을 약사전 또는 유리보전(琉璃寶殿)이라 하며,
좌우 협시는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이다.
이와 함께 약사 12대원을 상징하는 약사 12신장을 거느리고 있다.
④ 용화수(龍華樹) 꽃을 든 미륵부처님
미륵부처님은 메시아로 널리 알려진 미래불(未來佛)이다.
미륵신앙과 관련된 대표적인 경전이 여섯 종류가 있는데,
이 가운데 《불설관미륵보살상생도솔천경》(미륵상생경),
《불설미륵하생경》(미륵하생경), 《불설미륵대성불경》(미륵대성불경)을
미륵 삼부경이라 한다.
미륵 경전의 내용은 주로 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인 미륵보살이
도솔천에 상생(上生)해 있다가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56억 7천만 년 뒤에 내려와 [下生] 용화수 아래에서 설법하여
고통 받는 중생들을 제도한다는 것이다.
미륵부처님(미륵보살)의 세상은 어떤 고통도 없는 낙원이며,
인간의 수명은 8만 8천 살이며,
생각만 해도 모든 것이 저절로 생기는 곳이라고 한다.
불교미술에서는 각 시대마다 미륵신앙을 근거로 한 미륵보살과
미륵부처님을 만들어 정성껏 봉안해왔다.
삼국시대에는 미륵상생경을 기초로 사색에 잠긴 모습의 미륵보살상을 만들었다.
국보 78호와 83호 금동 미륵반가사유상은
도솔천에서 끊임없이 수행에 전념하고 있는 보살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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