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 불교란 무엇인가 】부처님의 가르침 - 제2절 불교의 핵심교리 - 3. 삼법인 - 2) 괴로움의 실천적 의미

문성식 2016. 11. 20.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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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처님의 가르침】
      제2절 불교의 핵심교리 3. 삼법인
        2) 괴로움의 실천적 의미 불교에서 인간이 사는 곳을 사바세계라 한다. 고통을 참고 살아야 하는 세계라는 뜻이다. 인간 존재 자체가 괴로움이라는 의미이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변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변화한다는 것은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분자들처럼 끊임없이 운동하며 서로 충돌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변화하는 현상은 이처럼 충돌과 팽팽한 갈등의 구조를 이루고 있으므로 불안정한 상태이다. 이런 상태가 몸과 마음에서 지속될 때 우리는 이것을 괴로움, 고통, 고뇌 등이라 느낀다. 괴로움의 유형에 따라 일체개고를 3가지로 분류하는데, 고고(苦苦)는 괴로움 자체의 고통, 행고(行苦)는 시간적으로 덧없이 변하는 데서 오는 고통, 그리고 괴고(壞苦)는 공간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부서지는 데서 오는 공허감의 고통이다. 첫째, 고고는 매우 일반적인 의미의 괴로움 자체를 말한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 부조화의 상태에서 오는 고통이다. 불치병에 걸려 병실에 누워 신음하는 고통, 어두운 밤거리에서 치한들에게 두들겨 맞는 아픔, 감옥에서 고문을 받을 때의 고통, 힘든 노동으로 인해 몸살을 앓는 고통 등 여러 종류의 육체적 고통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참으로 괴로운 것은 정신적인 압박감과 불안감, 그리고 모멸감과 수치심이다. 잘 모셔야 하는 홀어머니와 사랑하는 부인 사이에서 심한 갈등을 보아야 하는 외아들은 괴롭다. 그토록 사랑하고 믿었던 사람이 배신했을 때 정말 고통스럽다. 아들이나 딸이 대학시험에서 낙방하여 불량배들과 어울려 탈선하는 모습을 보는 부모들은 괴롭다. 인기나 명예를 잃는 것도 괴롭다. 인기를 누리던 연예인이 인기를 잃고 무대 한쪽에서 빈 객석을 바라보는 것은 참으로 허탈하다. 위의 고통들은 인간이라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겪을 수 있는 괴로움들이다. 이런 괴로움을 당할 때 고통에 대한 관찰을 하지 않는 대부분 사람들은 자신만이 이런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여 이중의 고통으로 시달리게 된다. 그러나 고통의 진상을 아는 수행자는 누구나 겪는 고통이라고 생각하고, 이 괴로움 또한 무상하므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음을 통찰한다. 그래서 아픔에 또 다른 아픔을 불러오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는다. 둘째, 행고는 모든 것이 시간적으로 변함으로 인해 겪게 되는 고통으로 삼법인의 첫 번째인 제행무상에서 오는 괴로움이다. 아름다운 젊음을 잃어야만 하는 괴로움, 왕성한 정력과 혈기를 잃어가는 괴로움, 나이 먹고 능력 없이 회사 돈만 축내고 있다고 퇴출당해야 하는 괴로움, 세월의 변화에 따라 늙어 죽어야만 하는 괴로움 등이 있다. 그러나 행고를 관찰하는 수행자는 팽팽하고 생기 넘치는 얼굴에 험한 주름살이 생기더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완숙의 미를 음미할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한 더 이상의 괴로움은 생기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정력과 기력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생리적인 현상임을 받아들이고 조신(調身)의 묘를 터득하게 되면 이로 인한 괴로움에 빠지지 않는다. 나이 때문에 회사에서 퇴출당했을 때, 자신의 능력에 맞는 다른 직업을 적극적으로 찾는다면 이로 인한 괴로움은 능히 극복할 수 있다. 늙음과 죽음에 대해서 한탄하고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반드시 찾아오는 늙음과 죽음을 어떻게 맞을 것인가를 차분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게 되면, 이로 인한 허탈감과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괴고는 어느 공간 속에 이루어져 있던 것이 부서지거나 없어지는 데서 오는 고통이다. 예를 들면, 애지중지하던 값비싼 고려청자가 깨진 데서 오는 괴로움, 태풍이나 지진으로 인해 무너져 버린 집을 보는 괴로움 등 물리적인 무너짐에 대한 고통이 있다. 또한 가문이 무너지고, 우정이 깨지고, 결혼생활이 무너지는 것과 같은 심리적인 해체의 상태에서 오는 괴로움 역시 매우 견디기 힘들다. 그러나 괴고에 대한 관찰을 게을리 하지 않는 수행자는 깨진 고려청자를 보고 잠시 애석해 하더라도 원래 내 것이 아니라 잠시 보관했을 뿐이라고 생각하여 그 물건에 대한 집착의 마음을 버린다. 태풍이나 지진으로 집이 무너져 버렸다면, ‘이 엄청난 재해에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는 것만도 얼마나 다행인가’라고 생각하며 애석한 마음을 정리한다. 가문, 우정, 결혼이 깨진 것에 대해서도 ‘죽어서 헤어지기도 하는데 인연이 다해서 깨진 관계를 어쩔 것인가’라고 생각하며 마음을 안정시킨다. 어떤 형태의 고통이든 그것을 붙잡고 있지 않고 놓아 버리면, 괴로움의 속성이 무상하여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래 머물러 있지 않는다. 방하착(放下着)하여 마음을 비워 버리면 괴로움이란 실체가 없이 연기적으로 존재한 것이기에 곧 사라져 버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