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92.jpg 경상북도 상주시 남장동 남장사 보광전(普光殿)에 있는 고려시대의 불상. 높이 133cm.

 

지권인(智拳印)의 수인으로 미루어 비로자나불로 추정된다. 머리는 나발인데 그 위의 육계는 매우 커서 잘 구별되지 않는다.

얼굴 형상은 다소 긴 편이나 눈·코·귀 등의 배치가 매우 정돈되어서 온화함을 더하고 있다. 그중 두 귀는 특히 길어서 두 어깨에 이르고 있다. 삼도(三道)의 각선도 부드러운 솜씨를 보인다.

 

법의는 통견의(通肩衣)로서 두 어깨를 덮고 내려와 두 손에 걸쳐서 무릎에 이르고 있다. 평판(平板) 계단식의 옷주름은 정비된 솜씨를 보이고 있다. 옷주름은 다시 결가부좌한 두 다리에 보이고 있으나 매우 간소하게 처리된다. 명공(名工)의 솜씨가 나타난 작품으로 보인다.

뒷면에는 좌견으로부터 내려진 옷자락이 길게 표현되어 있어 신라 말기로부터 유행한 우리 나라 철불좌상이 고려 이후에 이르러서도 그 오랜 전통을 이어온 사실을 짐작하게 한다. 크기에 있어서 신라에 비할 바가 못되나 고려철불의 전통을 잘 계승한 작품으로 보인다.

더욱이 매우 긴 불신은 각 부분이 정제되어 안정감을 얻었으며, 법당의 주불로서의 위엄과 온화한 인상을 잃지 않고 있다. 현재 목각의 후불탱(後佛幀, 보물 제922호)이 있어 한층 장엄을 더하고 있으나, 이 목각탱은 훨씬 후대(17세기경)의 것으로 추정되므로 철불좌상과 그 연대를 견주어 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철불좌상의 연대는 고려의 철불로서 오늘에 전래하고 있는 유품 가운데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철불상과 비교할 만하다. 미려하고도 원만한 상호 각 부분의 표정이나 옷자락 무늬의 처리, 양손의 수인 등으로 보아 고려 중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문경 봉암사(鳳巖寺), 예천 한천사(寒天寺)의 신라의 거상뿐 아니라 충주·원주 등지의 많은 철불 분포도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