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17.jpg 경북 대구시 동구의 팔공산에 위치한 파계사把溪寺 원통전(圓通殿)에 유리상자로 씌워져 단독으로 봉안된 높이 108.1㎝의 관음보살좌상이다.

복장발원문(腹藏發願文)에 의하면 1447년(세종(世宗)29)에 이 보살상을 중수(重修)한다고 적혀 있어 연대가 올라갈 가능성이 있는 작품이다. 특히 고려후기 불상계열을 다른 전통적인 불상의 특징과 함께 신체가 장대(長大)한 면을 보이는 유형의 보살상에 속한다. 허리가 길고 얼굴을 들고 바로 앉은 상현좌(裳懸坐)의 자세로 꽃(花紋)등을 정교하게 붙인 3중의 높은 보관(寶冠)이 묵중하다. 촘촘히 연주(連珠)를 두른 관대(冠帶) 밑에는 정연한 보발(寶髮)이 보이며, 양쪽 귀에 걸친 머리칼은 몇 가닥으로 흩어져 어깨를 덮고 있다. 원만한 얼굴, 미간(眉間)의 백호(白毫), 약간 짧은 듯한 귀는 모두 정제(整齊)되어 있으며 목에 표현된 삼도(三道)는 그 위엄을 더해주고 있다. 오른손은 어깨쪽에 들어 엄지와 중지(中指)를 맞대고 손바닥을 밖으로 외장(外掌) 하고 있으며, 왼손은 약간 들어 엄지와 중지를 맞댈듯이 하여 손바닥을 위로 하고 있다.

법의(法衣)와 비숫한 착의법으로 옷깃이 양쪽 팔에 걸쳐 무릎을 덮으면서 흘러 오른발 끝을 덮은 점이라든가, 가슴과 양쪽 팔, 무릎 등 전신을 감싼 화려한 영락(瓔珞)장식, 무릎 밑에 보이는 고식(古式)의 파상의문(波狀衣紋) 등에서 앞시대의 영향이 엿보인다. 근엄한 표정, 두터운 옷, 두 손모양, 가슴 위로 올라온 상의(裳衣)를 주름잡아 끈으로 고정시킨 것 등은 장육사(莊陸寺)보살상과 유사하며, 또한 1464년경의 원각사(圓覺寺) 탑부조상(塔浮彫像)이나 1476년의 무위사(無爲寺) 아미타삼존벽화 본존(本尊)의 것과도 비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