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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사라졌다 / 이 보 숙

문성식 2016. 1. 5. 10:54

사랑이 사라졌다 / 이 보 숙
어느 날
사랑이 사라졌다
내 가슴 속에서 죽었다
사랑이 없는 가슴은 빙하기였다
피는 차갑고
심장은 딱딱해졌고
감정은 무디어져 메마르고
삶은 무기력해졌다
가슴 속 어느 곳에도
사랑의 고통이 없으므로 
나의 시는 죽어가고 있다
따뜻하지 않았고
절절하지 않았으며
울컥울컥 치솟지 아니하고
가슴을 후벼 파는 것이 아니면
시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느 날 
내 가슴에 사랑이 없어졌다
심장은 서서이 멈추어 가고
나의 시는 폐허에 가깝다.
16.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