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56.jpg 강원도 양양군 서면 황이리 선림원지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등. 높이 2.92m.

선림원터 안의 서쪽 언덕 위에 놓여있는 돌로 만든 등이다. 선림원은 신라의 옛 절로, 이 곳에서 출토된 신라범종을 통해, 당시 해인사를 창건했던 순응법사(順應法師)에 의해 창건되었음이 밝혀졌다. 지금은 이 터가 경작지로 변하였으나, 여러 유물들이 남아있고 각종 기와와 토기조각들이 아직까지도 발견되고 있어 그 규모를 짐작하게 한다.

일반적으로 석등은 불을 켜두는 곳인 화사석(火舍石)이 중심이 되어 아래에는 이를 받치기 위한 3단의 받침돌을 쌓고, 위로는 지붕돌과 머리장식을 얹었다. 이 석등은 신라시대의 전형적인 8각형식을 따르면서도 받침돌의 구성만은 매우 독특하여 눈길을 끈다.

4매석으로 짠 지대석(地臺石) 위에 8각 하대석(下臺石)이 놓여 있는데, 하대석 측면에는 1구씩 안상(眼象)이 조각되었고, 그 위의 단판복련(單瓣覆蓮)에는 큼직한 귀꽃이 표현되었으며 다시 운문(雲文)을 조각한 얕은 단과 높은 굄이 있어 간석을 받고 있다.

간석은 원형인데 상단과 하단에는 운문을 조각하고 중앙을 향하여 비스듬히 가늘어지다가 중앙에 이르러 화형(花形)이 장식된 편구형(扁球形)과 그 상하에 복판(複瓣)의 앙련(仰蓮)·복련을 조각한 마디가 있어 이른바 고동(鼓胴)의 형식을 취하였다.

상대석은 밑에 복판앙련이 있고 위에는 높은 8각굄이 있다. 화사석(火舍石 : 석등의 점등하는 부분)은 8각이고 4면에 장방형 화창(火窓)을 냈고, 각면 하단에는 안상(眼象) 1구씩이 조각되었다.

옥개석(屋蓋石)에는 8각의 추녀마다 하대석(下臺石)에서와 같은 양식의 귀꽃이 있고, 꼭대기에는 8엽의 연화가 조각되었다. 현재 상륜부(相輪部)는 대부분 없어지고 복판복련이 조각된 원형석재가 하나 있을 뿐이다.

이 석등은 옥개석에 약간의 손상이 있을 뿐 거의 원형으로 보존된 작품으로 약간 고준한 감이 있으나 상하의 비례가 아름답고 조각수법이 우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