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53.jpg 강원도 양양군 서면 황이리 선림원지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4.1m.

현재 사지에는 이 탑을 비롯하여 석등(보물 제445호)과 홍각선사탑비(弘覺禪師塔碑, 보물 제446호)·석조부도(石造浮屠, 보물 제447호) 등이 전하고 있다.

이 탑은 사리장치가 도난당하면서 오래 전부터 무너져 있던 것을 한 승려가 옮겨 세우려고 전 부재를 해체하던 중 기단 밑에서 많은 납석제소탑(蠟石製小塔)과 동탁(銅鐸)이 나왔다고 한다.

그런데 탑신부 초층 옥신(屋身) 상면에 사리공(舍利孔)이 있기는 하나 이 많은 소탑을 봉안할 만한 공간이 없으므로 처음부터 기단부나 그 밑에 넣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석탑은 법당지 남쪽 6.5m 되는 원 위치에 복원되었는데, 2층기단 위에 3층의 탑신을 건조한 전형적인 신라식 일반형 석탑이다.

여러 개의 장대석을 결구(結構)하여 지대(地臺)를 구축하고 기단을 받고 있는데, 여러 매의 판석으로 짜여진 높은 1단의 굄대 위에 하층기단 면석(面石)을 놓았다. 하층기단 면석은 여러매의 장대석으로 이루어졌는데, 각 면에는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와 탱주(撑柱 : 받침기둥)가 정연하게 모각(模刻)되었다.

하층기단 갑석(甲石)도 여러 매의 판석으로 결구하여 덮었는데, 상면에는 호형(弧形)과 각형(角形)의 2단굄을 새겨서 상층기단 면석을 받고 있다.

상층기단 면석은 각 면 2개씩의 판석으로 조립하여 모두 8매로 구성되었으며, 각 면에는 우주와 탱주를 모각한 뒤 탱주로 2분한 각 면에는 팔부중상(八部衆像)을 돋을새김하였다. 상층기단 갑석은 4매의 판석으로 덮었는데, 하면에는 부연(副椽)이 마련되었고, 상면 중앙에는 각형 2단의 굄이 있어 탑신부를 받고 있다.

9354.jpg 탑신부는 옥신(屋身)과 옥개석(屋蓋石)이 각각 1석씩으로 조성되었고, 각 층 옥신에는 각 면에 2주의 우주가 모각되었다. 초층옥신 상면에는 한변 19㎝, 깊이 10㎝의 방형과 그 밑의 깊이 5㎝의 2단으로 된 사리공(舍利孔)이 있다.

각 층 옥개석의 받침은 5단씩이고 추녀 밑은 수평이며, 네 모서리의 전각부(轉角部)에는 풍경을 달았던 작은 구멍이 남아 있다. 낙수면이 평박하며 넓직한 옥개석의 전각에도 반전(反轉)이 있어서 경쾌한 인상을 주고 있다. 옥개석 정상면에 각형(角形) 2단의 굄을 마련하여 그 위층의 옥신을 받고 있는데, 이것은 전형적인 신라석탑의 양식이다.

3층옥개석 정상면에는 직경 10.5㎝의 찰주원공(擦柱圓孔)이 있고, 그 위에 노반(露盤 : 탑의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 복발·앙화·상륜 등을 받치는 장식) 1석과 보륜(寶輪)·보주(寶珠)를 동일석으로 조성한 원추형 돌이 하나 놓여 있다.

현재 탑 앞에는 장방형의 배례석(拜禮石)이 하나 놓여 있는데, 위에는 아무 조각이 없으나 옆면에는 안상(眼象)이 새겨져 있다. 각 부의 조각 및 결구 수법으로 보아 9세기경에 조성된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