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존재 이유
우리는 과연 세상을 변화시키는 누룩입니까?
우리는 과연 세상의 부패를 막는 소금입니까?
우리는 과연 이 사회와 오늘날 인간의 어두운 마음을 밝히는 빛입니까?
우리는 참으로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으로 서로
사랑하는 형제 자매들입니까?
그리스도의 교회인, 교회가 이렇게 엄연히 있는데 사회는 여전히
썩을 때로 썩고 어두울 대로 어두워져 가고 있다면… 우리는 참으로
무엇입니까? 교회는 무엇이며 신자는 무엇입니까? 성당은 왜 있습니까?
심각히 물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욱이 우리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보다도 세상이, 세속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면, 그리하여 우리도 믿지 않는 사람들이나
똑같이 물질주의, 황금만능주의에 사로잡히고 이기주의와 향락으로
타락해 있다면 우리는 도대체 무엇인지 자문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교회는 분명히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그리스도께서 완전히
남을 위하여 있었듯이 교회는 완전히 남을 위해 있어야 합니다.
가난한 이웃을 위하고 고통받는 이웃을 위하며 그들을 위해 교회의
마음이 참으로 열려 있을 때 그때 교회는 참교회입니다. 그리고 만나는
수도자와 신자들로부터 그들이 주님의 체취를 느낄 수 있을 때
그때 우리는 참 교회입니다.
ㅡ 김수환 추기경 잠언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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