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외로움
최명운
빗속의 꽃 한 송이처럼 외롭고
쓸쓸한 날이 가끔 있습니다
비를 맞아도 피할 수 없고
해가 저물어도 찾아갈 곳이 없는
그건 바로 외로움입니다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은
괜스레 쓸쓸하고 외롭습니다
땅거미 지고 어스름 짙어지면
길을 헤매는 들고양이처럼
어슬렁어슬렁
휘영청 달이 뜬 유흥가 훑습니다
외로움 잊으려
거나하게 취한 채로 비틀거리며
독주에 의존합니다
흐릿한 조명
속살 다 보이는 치마를 입고
약장수 같은 수완으로
취객에 웃음을 파는
바걸의 웃음소리 귓전으로 흘리며
지독한 외로움 흔적 지웁니다
불빛이 하나둘 꺼지는
이 순간 마지막 건배를 합니다.
15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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