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69.jpg 이 책은 중종조의 학자이며 관료인 충재 권벌(1478∼1548)이 직접 손으로 쓴 일기이다.

권벌(權벌)(1478∼1548)은 자(字)는 중허(仲虛), 충재(沖齋)는 그의 호다. 중종(中宗) 2년 문과(文科)에 합격하여 관료생활을 하다가 중종(中宗) 14년 소위 기묘사화(己卯士禍)에 파면당하여 10여년간 야인으로 있다가 동(同)28년에 소환되어 벼슬이 우찬성(右贊成)에까지 올랐는데 명종(明宗)이 임금이 되던 해에 다시 소위 을사사화(乙巳士禍)를 만나서 삭주(朔州)에 귀양갔다가 3년에 그곳에서 죽었다. 뒤에 시호(諡號)를 충정(忠定)으로 내렸다.

이 책은 그의 수필일기(手筆日記)인데 내용이 다음과 같이 분류되어 있다.

한원일기(翰苑日記) 2책(冊) 중종(中宗) 2년

당후일기(堂后日記) 2책 중종(中宗) 4년 정월(正月) ∼ 5년(년) 3월(月)]

승선시일기(承宣時日記) 2책 중종(中宗) 13년(年)5월 ∼ 11월

신창령추단일기(新昌令推斷日記) 1책

이며 권벌(權벌)의 문집(文集)인 충재집(沖齋集)에도 실려 있으며 중종실록(中宗實錄)을 편찬할 때에도 자료로서 채용되었다.

이와 같이 당시 관료로서의 생활의 실태와 중앙 정부의 일상 행사가 소상히 적혀 있는 것은 임난(壬亂) 이후에는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가 남아있어 그 상세한 기록이 있으나 선조이전(宣祖以前)의 것으로는 유희춘(柳希春)의 미암일기(眉巖日記), 이이(李珥)의 석담일기(石潭日記)와 함께 귀중한 사료가 된다. 더구나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창달한 그의 필체와 문장만으로도 매우 소중히 여겨지는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