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멀어지는 그대에게 / 동목 지소영

문성식 2015. 7. 1. 04:09

멀어지는 그대에게 / 동목 지소영
창문이 흔들리면 바람 소리인가 귀 기울이고 
빗소리 거세어지면 
쓸쓸하게 걸어오는 큰 어깨
가슴에 남아 반짝이는 그인가 손을 얹어 본다
군중 속에서도 눈길 높아 언제나 난 작기만 했었지
인적 드문 가난한 카페에서 옛 샹송이 흘러나올 때면 
참 얼굴로 돌아가는 멀어지는 그대
사랑도 미움도 세월처럼 당당하지 못하여
그림자로 서성이던 날들이 
하얀 겨울로 얼고 있다
내일도 어제도 미안하지 말자   
있는 그대로 그냥 와 주렴
높낮이가 조절되지 않는 말투도
아름다운 아픔으로 순화시키고 싶다
이제는 따스하고 싶다
포장되지 않은 손 향기로
무거운 양복은 벗고 휘파람 불며 와 주어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