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35.jpg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운문사雲門寺에 있는 고려시대의 항아리. 높이 55㎝, 입지름 19.5㎝, 몸지름 31㎝.

 

이 항아리는 전체가 흑색을 띠고 있으며 무엇에 사용되었는지 알 수 없으나, 감로준(甘露樽)이라는 이름이 전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불교 용기의 하나로 추측된다.

넓은 어깨 밑에 굽이 달려 있다. 몸체 좌우에는 손잡이 구실을 하는 굵은 고리가 달려 있고, 그 모양은 좌우에 굴곡이 있어 마치 여의두문(如意頭文)같이 보인다.

뚜껑은 둥글게 모를 죽였고 중앙에 높직한 꼭지가 있다. 밑에는 고복형(鼓腹形)의 지주가 있고 그 위로 6엽(葉)의 연판(蓮瓣)을 얹고 다시 十자형으로 장식한 화염(火焰)이 붙어 있다. 동호 자체의 크기에 비하여 뚜껑이 매우 높은 비율을 보이며 특이한 꼭지의 형태가 주목된다.

더욱이 최상의 十자 화염문은 신라 말에서 고려에 걸쳐 조성된 석조부도의 상륜(相輪) 정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전체에 오색(烏色)을 띠고 있는 이 동제 항아리는 무엇에 사용하였는지 알 수 없으나 감로준(甘露樽)이라는 이름이 전하고 있어 불기(佛器)의 한 종류로 추측된다.

항아리 어깨부분에 ‘咸雍三年六月日改造童海重參拾斤都監大德成念(함옹3년6월일개조동해중30근도감대덕성념)’이라는 선각의 명문이 있는데 함옹3년은 1067년(문종 21)으로 ‘개조(改造)’라는 내용으로 보아 그 제작은 이보다 앞서는 것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