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50.jpg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동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당간지주. 높이 3.8m.

 

절에서는 의식이 있을 때 절의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幢竿)이라 하며, 이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고 한다.

이곳은 ‘보문(普門)’이라고 새겨진 기와조각이 출토되어 보문사터로 알려졌으며, 터에서 상당히 떨어진 북쪽에 이 당간지주가 서있다.

 

이 당간지주가 있는 장소는 통일신라시대에 보문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전하며, 현재에도 금당지·쌍탑지·건물의 초석 등 많은 유적과 유물을 조사할 수 있다.

 

특히, 절터에서 ‘普門(보문)’이라고 쓰인 기와조각이 발견되고 있어 이곳이 보문사의 옛터임을 증명하고 있다. 당간지주는 절터 서남쪽에 있으며 64㎝의 간격을 두고 남북으로 상대하여 서 있다.

 

서로 상대하여 면하고 있는 내측면과 외면, 전후측면에는 아무런 조각장식이 없는데, 외측면만은 양변의 모〔角〕를 죽여 다소의 장식의장을 보이고 있다.

 

북쪽의 지주는 상부가 절단되었으나 남쪽의 것은 완전한데, 그 정상부는 내면 상단에서 외면으로 내려오면서 반원형의 선을 그리며, 외부로 깎여지되 정상부 이하는 사선(斜線)을 그어 2㎝쯤까지 내려왔다.

 

그리고 그 이하 하단부까지는 내측면을 제외한 3면의 넓이나 두께가 2, 3㎝쯤 굵어졌다. 그러므로 이 지주를 외면에서 보면 상하가 잘 조화되어 안정감을 주면서 가늘고 긴 모습으로 보인다. 가운데의 당간을 고정시키는 간(杆)은 상중하 세 군데에 구멍을 마련하여 장치하였던 것인데, 그 간공은 남북 양 지주의 것이 같지 않다.

 

즉, 남쪽 지주에는 정상부에서 28㎝ 밑에 길이 17㎝, 너비 15㎝의 네모난 관통공(貫通孔)이 있으며, 다시 그 밑으로 각각 129.5㎝의 사이를 두고 같은 크기의 네모나게 뚫은 관통공이 두 곳에 있는데, 북쪽 지주는 남쪽 지주의 관통공과 상대되는 위치마다 내측면에 길이 13㎝, 너비 15㎝, 깊이 17㎝의 장방형의 구멍이 있으나 관통되어 있지는 않다.

 

본래는 양쪽 지주를 받고 있던 기단이 있었을 것인데, 현재는 양 지주 사이 기저부에 길이 127㎝, 너비 67㎝, 높이 36㎝의 장방형 간대(竿臺)가 있을 뿐이다. 이 대석은 측면에 아무런 조각장식이 없이 4면의 모를 죽여서 돌을 다듬었다.

 

전체의 형태가 장대하고 소박하며 한 쪽의 지주석에만 관통공이 있는 것은 당대의 지주로서 매우 희귀한 예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