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02.jpg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실상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부도. 높이 2.42m.

 

홍척국사의 사리를 모신 탑으로, 팔각의 평면을 기본으로 삼고 있는 전형적인 팔각원당형 부도이다. 홍척은 통일신라 후기의 승려로 시호는 ‘증각’이다.

 

지면에 넓은 방형 지대석이 놓이고 그 위에 층단을 이루는 8각 2단의 하대석이 놓였는데, 하단에는 전면에 운문(雲文)이 조각되었으나 상단에는 위에 넓은 굄이 있을 뿐이다.

 

하대석 위에는 높은 8각중석(中石) 받침이 따로 놓였는데, 밑에는 하방 같은 턱이 있고 위에는 각 모서리에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가 있다.

상단에는 우주와 우각을 연결한 돌란대〔廻欄帶〕를 8면을 연결하면서 걸쳤으며, 각 면 중앙에는 다시 동자주(童子柱:세로로 세운 짧은 기둥)를 세웠고, 우주 위에는 귀꽃이 장식되어 그 형태가 난간의 모양을 모각한 듯하다.

 

이 받침 상면과 중석 사이의 공간에는 중석 주위에 낮은 2단의 받침을 조각하고 남은 공간은 호선(弧線)을 그리며 얕게 처리하였다. 중석 상하에는 낮은 턱을 만들고 각 면에는 안상(眼象) 안에 공양비천상과 보살좌상을 1구씩 조각하였다.

상대석은 원형이고 낮은 2단받침 위에 복판삼중엽의 앙련(仰蓮)을 조각하였다. 이 위에는 매우 높은 탑신받침인 8각 별석이 놓였는데 밑에는 높은 2단굄이 있고 위에는 상면에 복련(覆蓮)이 조각된 갑석형(甲石形)이 모각되었다.

 

또, 그 사이는 석등(石燈)의 고동형(鼓胴形) 간주 (竿柱)와 같은 우주가 우각마다 모각되고 각 면에는 안상이 조각되었다.

탑신석은 8각이고 우각마다 우주가 있고 각 면에는 전후면에 문비형(門扉形)과 그 좌우에 사천왕상을 조각하였고 상단에는 주두(柱頭)·평방(平枋)·창방(昌枋)·접시받침 등 목조건축의 가구(架構)가 모각되었다.

 

옥개석(屋蓋石)은 밑에 비천상이 조각되고 처마 밑에는 서까래가 모각되었으며, 낙수면에는 우동(隅棟)과 기왓골이 표현되었는데 추녀위에는 귀꽃이 붙었던 흔적이 있다. 상륜부(相輪部)에는 8엽연화(八葉蓮花)의 앙화(仰花)와 보륜(寶輪)과 보주(寶珠)가 남아 있다.

각 부재가 대체로 높아서 전체 형태는 고준하며 표면의 장엄조각은 대체로 가냘픈 편이다. 증각대사(證覺大師)는 실상산문(實相山門) 개산조(開山祖)인 홍척(洪陟)이며 실상사 개창이 신라 흥덕왕 3년(828)이고, 당나라에서 돌아온 뒤의 일이므로 그의 입적연대를 9세기 후반으로 추정할 수 있어서, 이 부도의 건립연대도 이에 따라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