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08_0033.jpg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실상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2기. 높이 동서탑 각각 8.4m.

 

실상사의 중심법당인 보광전 앞뜰에 동·서로 세워져 있는 두 탑이다. 실상사는 통일신라 흥덕왕 3년(828)에 홍척(洪陟)이 창건하였으며 풍수지리설에 의거하여, 이 곳에 절을 세우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정기가 일본으로 건너간다 하여 지은 것이라 한다. 이 곳에는 3층 석탑 이외에도 석등, 묘탑, 탑비, 부도, 철조여래좌상 등이 있어 유명하다. 

 

석탑들은 규모·양식·보존상태 등이 같으며 특히 2기 모두 상륜부가 거의 완전히 남아 있다.

20100508_0028.jpg먼저 기단 주위에 넓게 장대석을 둘러 탑구(塔區)를 설정하였고, 기단은 이중이며 하대석과 중석(中石)을 1석으로 하여 4매 장석으로 하층기단을 만들었다. 중석에는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와 탱주(撑柱 : 받침기둥) 1주(柱)가 있으며, 하단에 1단의 턱을 만들어 하대석같이 보이게 하였다. 갑석(甲石)은 상면의 경사가 급하고 중앙에는 각형(角形)과 호형(弧形)의 3단굄이 있다.

 

상층기단 중석은 각 면 1매씩의 판석으로 짰고 각 면석에는 우주와 탱주가 1주씩 있다. 갑석에는 밑에 부연이 있고 상면의 경사는 급하며 중앙에는 각형과 호형의 2단굄이 있다.

 

탑신부는 옥신석(屋身石)과 옥개석(屋蓋石)이 1석씩이며 각 층 옥신석에는 우주형이 있다. 옥개석의 처마 밑은 수평이며 받침은 각 층 4단씩으로 감소되었고, 낙수면(落水面)에서의 추녀 위는 반전이 강하여 경쾌한 감을 준다. 초층옥신이 약간 높은 감이 있으나 상하의 체감비율은 착실하다.

 

상륜부에는 3층옥개석 위에 2단의 부연이 있는 노반(露盤 : 탑의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 복발·앙화·상륜 등을 받치는 장식), 두 줄의 띠와 꽃모양이 장식된 편주형(扁珠形) 복발(覆鉢 : 탑의 노반 위에 놓는 엎은 주발 모양의 장식), 8엽연화(八葉蓮花)가 있는 앙화(仰花), 꽃모양을 조각한 구형(球形)에 가까운 간석(竿石)을 사이에 끼우면서 귀꽃이 장식된 보륜(寶輪) 4개가 위로 갈수록 체감되면서 차례로 얹히고, 또 이 위에 귀꽃이 장식된 보개가 있다.

 

서탑에는 없으나 동탑에는 다시 수연(水煙)이 얹히고 정상에는 동서탑 모두 높은 찰주(擦柱 : 탑의 중심기둥)에 용차(龍車 : 탑의 상륜부 꼭대기에 있는 보주)와 보주가 꽂혔다.

 

이상과 같은 양식으로 보아 양탑은 동시에 건립되었음이 분명하며 양탑 모두 상륜부가 거의 완형으로 보존되어 매우 귀중하다.

다만, 기단부의 탱주수와 옥개석 받침수의 감소, 기단부 갑석 상면의 심한 경사, 전체 형태의 고준화 등은 건립시기가 내려옴을 시사하며 홍척국사(洪陟國師)의 실상사 창건이 신라 흥덕왕 3년(828)이라고 전하므로 석탑의 건립도 이 때쯤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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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탑의 상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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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탑의 상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