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98.jpg 전라북도 남원시 왕정동 만복사지에 있는 고려시대의 당간지주. 높이 3m.

 

절에 행사가 있을때 절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이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幢竿)이라고 하며, 장대를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 한다.

 

도로에서 마을로 들어가는 작은 길의 왼쪽 언덕 아래 세워져 있는데, 원 위치로 추정되며 원래 상태대로 두 지주가 동서로 마주보고 있다. 표면에는 조각이 없으며, 정상부는 내면 상단에서 외면으로 내려오면서 사선을 그리며 외부로 깎여지다가 외면과 접하는 모를 죽여 그 부분만을 둥글게 하였다.

 

당간을 고정시키는 간(杆)은 상·중·하 세 군데에 장치하였는데, 상부는 내면 상단에 장방형의 간구(杆溝)를 마련하여 간을 시설하도록 하였다. 중·하부는 모두 원공(圓孔)으로, 중부는 상부의 간구에서 1m쯤 내려와 있는데 서쪽 지주는 외면까지 관통되었으며, 하부는 하단 가까이에 구멍을 뚫어서 중간부와 같은 형태를 보이고 있다.

 

현재 아래부분이 묻혀 있어 그 이하의 구조는 알 수 없고, 간대(竿臺)나 기단부의 구조를 알 수 있다. 두 지주 각 면이 고르지 못하며 전체적으로 정제된 인상은 주지 않는다. 이 곳 절터에 남아 있는 여러 점의 석조물들이 모두 고려시대에 조성된 것인데, 이 당간지주 역시 각 부의 양식이나 조성수법으로 보아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