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머언 그리움 하나

문성식 2012. 8. 10. 16:20

      머언 그리움 하나/우담 왕상욱
     살다가 옛 풍경이 그리운 날
     산그림자 깊어가는 
     고즈넉한 생의 뜨락에서
     추억의 그림자는
     달빛에 여물어 향기를 발하고   
     가던 길 멈추게 한
     그리움은 얼마나 생기로운가
     길 잃은 바람을 앞세워  
     여린 풀잎 이슬에
     머언 그리움 하나 밝히고
     밤마다 별빛으로 빚은 
     맑은 향기 한 다발 
     피워 내는 그대는 누구시련가
     그 마디 마디 절절한  
     눈부신 음표는 언제쯤 고단한 
     향기를 멈추게 될런지 
     홀로가는 저 구름은 알 수 있을까
     사랑은 별빛에 취한 채 잠들고
     파도의 심장소리는 
     밤새 소리새가 되어 울어도   
     동트는 여윈 새벽은 
     햇살속 눈부심에 갇혀 버렸으니
     생의 언덕에서 피어나는 그리움은
     지루한 모래시계를 지나 
     고요한 숲속에 내리고 창공을 가르는 
     기나 긴 행렬의 소야곡은 
     경계를 넘어 간극을 좁혀 가는 일
     그리움은 밤마다 찬이슬에 젖어도 
     향기는 언제나 지극하니 
     심안의 공간이 아름다워라 
     시절따라 덧없이 사랑은 흘러도
     향기는 절로 익어 가니
     생의 아름다운 물결이 눈부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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