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보는 그곳에/雪花 박현희
모래알처럼 무수히 많은 사람 중에서
조금도 낯설지 않은 어투와 표정이
어쩐지 나와 많이 닮은 듯
쉽게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단 한 번의 마주침만으로도
이렇듯 내 마음을 온통 사로잡은 것은
어쩌면 운명이라 여겨지는 까닭일까요
비록 당신과 늘 함께할 수는 없지만
당신은 내 안에 살아 숨 쉬는
오직 단 하나이자
마지막 내 사랑임을 믿고 있습니다
곁에 있어달라 붙잡지 않을게요
그저 먼 발치서 바라볼 수 있도록
바라보는 그곳에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의 거리에
사계절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이 서 있어 주세요
내가 꿈을 꾸고
오늘을 사랑하며 살아가야 할 이유
바로 당신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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