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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어버린 가슴을 눈물로 채워도

문성식 2012. 8. 9. 17:33



사랑을 잃어버린 가슴을 눈물로 채워도/최영복
한낮에 뜨겁던 태양도 석양빛에 사라지고
초저녁별이 하나둘 빛을 밝히니 
외로움 타는 마음에 어둠이 깊어간다
어디서 들려오는 풀벌레 울음소리
그리움에 목이 메인 이내 심정을 찢어놓을 때면
보낼 수 있으면 보내달라던  
그 말 한마디가 수십 번을 귓전에서 맴돈다
피할 수 있으면 피해가고 싶었던 시간이 있었다
이미 다른 세상을 그리는 당신이라지만
정말 피해 갈 수만 있었더라면 그랬더라면
그래 가거라. 말하지 않아도 
등 돌려 가는 당신을 보지 않으려 애썼지만
길모퉁이 돌아 숨어 보는 내모습에  
스쳐지나 가는 바람 소리도 서글프다
사랑은 잠시라지만 잊는 것은 끝이 없고 
사랑하고도 사랑을 잃어버린 텅 빈 가슴을
잃어버린 사랑으로 다시 채울 수 없기에
사랑을 잃어버린 가슴을 눈물로 채워도
그 깊이를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