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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가이드] 인천 무의도 호룡곡산

문성식 2012. 3. 23. 05:23
[코스가이드] 인천 무의도 호룡곡산
멋진 노을풍경에 마음도 춤추는듯
국사봉~호룡곡산 6km 능선길은 석양을 위한 길

무의도(舞衣島), 그 외양이 마치 춤추는 무희의 모습 같다고 하여 무의도인 섬. 그 섬의 산릉을 오르면 마음도 더불어 춤추는 듯 즐거워진다. 들고나는 해안선이 또한 신명난 화가가 일필휘지로 그려낸 듯 아름다워, 푸른 바다와 어울린 섬풍경을 바라보며 걷는 무의도 호룡곡산(虎龍谷山·246m) 산행은 그대로 하나의 신명난 춤사위처럼 즐겁다. 때문에 작지만 높고 아름다운 이 산을 오르고자 주말이면 수많은 등산객들이 이 섬산을 찾는다.

해발 246m라는 호룡곡산의 높이는 섬산치고는 만만찮은 것이다. 264m인 서울 여의도 63빌딩과 거의 흡사하니, 이 빌딩의 전망대에 올라본 사람이라면 호룡곡산의 높이가 갖는 의미가 어떠한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산은 오래 전부터 수도권 등산인들이 즐겨 찾아온 섬 산행지다. 간단한 바다 여행을 겸해 당일로 다녀올 수 있는 데다 큰 무리 없이 한나절로 산행이 가능하다. 무의도 북서쪽 머리에 매달리듯 위치한 실미도가 영화로 유명해지며 여행 겸해서 호룡곡산을 찾는 이들의 수가 급증했다.


▲ 무의도 국사봉 정상 남쪽 ‘조망대’에서의 서해 낙조. 낙조를 본 뒤 하산을 마칠 때까지 랜턴을 켜지 않아도 될 정도로 하산길이 짧다.
과거 호룡곡산은 인천 부두에서 1시간 남짓 배를 타야 했으나 인천공항 개항 이후 영종도 끝까지 찻길이 뚫리며 가기가 한결 수월해졌다. 공항고속도로로 영종도 남서쪽 끝 잠진도 선착장까지 가서 배를 갈아타면 단 5분 만에 무의도 대무선착장에 가닿는다. 차량도선료도 왕복 2만 원 정도라 차를 가지고 들어가는 사람들이 많다. 자가용이 필요 없을 만큼 마을버스도 자주 다닌다.

무의도의 산은 북쪽 국사봉과 남쪽 호룡곡산 두 개가 일어서 있다. 국사봉 바로 위엔 자그마한 당산(124m)이란 봉이 혹처럼 붙어 있는데, 이 당산은 뚝 잘라내도 별 아쉬울 것 없다.

국사봉(236m)~호룡곡산(246m) 산행로에서 좋은 풍경은 서쪽(오른쪽)으로 펼쳐진다. 호룡곡산까지 통틀어 조망은 외려 이 국사봉에서가 더 낫다. 특히 노을 무렵이 아름다우므로 일부러 오후 시간을 택해 산행을 하는 것도 좋다.

▲ 호룡곡산 정상. 아침 운해가 섬을 에워쌌다.
당산~호룡곡산 능선길을 가는 도중에 양쪽으로 실미해변이나 하나개해변, 큰무리마을 등지로 빠지는 샛길이 여럿 나타난다. 길목마다 안내판이 있으므로 헷갈릴 염려도 거의 없다.

실미유원지로 넘어가는 도로 중간의 고갯마루에서 국사봉 쪽으로 잠시 오르면 곧 서해 풍광이 뵈는 조망 바위가 나선다. 그 후 완경사의 분위기 좋은 송림길, 단체 등산객들이 종종 중식처로 애용하는 헬리포트를 지나 콘크리트 포장이 된 농로가 지나는 봉오리재 고갯마루부터 산행길은 한결 넓어진다. 이곳부터는 오른쪽으로 줄곧 넓은 바다가 뵌다. 오후 3~4시를 넘긴 시각이면 바다 가운데로 붉은 기둥 같은 노을빛이 어린다. 길이 주로 능선 서쪽으로 나 있는 데다 수목도 쳐내두었기에 서해 쪽 조망은 특별히 어디랄 것도 없이 좋다.

도중에 바위가 돌출해 유난히 조망이 뛰어난 곳들이 있는데, 그중 특히 좋은 곳엔 서해 쪽 대이작도, 소이작도, 선갑도, 소야도 등 섬들의 위치와 이름을 알려주는 조감도와 더불어 ‘조망대’라는 팻말을 세워두기도 했다. 국사봉 정상 직전에 그런 A급 조망처가 한 곳 있다. 그외, 조망 좋고 쉬기 좋은 곳마다 ‘조망대(쉼터)’ 팻말을 세워두었다.

국사봉 정상엔 높이 5m쯤 되는 측량용 철탑이 서 있다. 이 정상 지나  ‘조망대(쉼터)’는 호룡곡산 최고의 노을 탐승처다. 여러 명이 앉아 쉴 수 있는 바위지대이고, 서해 쪽으로 능선이 둥글게 휘어나간 지점이라서 새처럼 허공에 떠올라 보는 듯한 쾌감이 있다. 이곳에서 해가 수평선으로 넘어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산하는 것도 좋다. 국사봉~호룡곡산 등산로를 연결한 실미고개의 구름다리로 하산하기까지 20여 분이면 되며, 구름다리 아래로 하나개해변으로 넘어가는 포장도로가 지난다.

구름다리 이후 호룡곡산 정상 가는 길도 주로 능선 서쪽으로 나 있어, 역시 노을 보기에 적격이다. 특히 능선이 90도 가까이 오른쪽으로 꺾이는 지점의, 산불감시초소가 선 ‘조망대’에서 동쪽 소무의도 방면이 일출맞이에 기막힌 곳이다.

하나개유원지 쪽 갈림길목을 지나면 곧 호룡곡산 정상으로, 이곳에서는 동쪽과 서쪽 조망 모두 뛰어나다. 정상에서 광명항 으로 200m쯤 내려가면 갈림길이 나온다.  ‘←광명항 1.7km’쪽 길은 편하고 쉬운 하산길이다. 당산을 잘라내고 국사봉~호룡곡산만 타면 6km에 놀며 쉬며 4~5시간으로 충분하다.

교통

⊙ 자가운전 :
인천공항고속도로로 가다가 신불나들목 지나 1km쯤 가서 용유·무의 쪽 진입로로 접어든다. 도로표지판에 무의도 방면 안내가 돼 있다.

⊙ 대중교통 : 인천공항까지 간 다음 3층 5번 출구에서 잠진도 선착장행 222번 버스 이용(1일 10회 운행. 선착장발 공항행 막차 18:40ㆍ문의 032-751-5554).

잠진도~무의도 간 도선  07:45~19:15, 30분 간격 운항(주말). 매일 썰물 때 2시간 정도 결항. 물때에 따라 결항시각이 다소 달라지므로 사전에 무의해운으로 문의(032-751-3354,5 www.muuido.co.kr).

무의도 내 마을버스는 도선 운항시각에 맞춰 운행. 선착장~실미 해변~하나개 해변~광명항의 순으로 갔다가 되짚어온다. 주말에는 양쪽에서 각각 한 대씩 출발한다(무의운수 032-752-3832).

숙식 (지역번호 032)

실미도 내 펜션이나 민박 등 숙박업소는 북쪽 선착장 근처의 큰무리마을과 남쪽 끝 샘꾸미마을, 그리고 하나개해변 넘어가는 길목 무의분교가 있는 포내마을 세 군데에 집중돼 있다. 숲속의펜션 (752-2332), 무의아일랜드펜션(1566-4466), 달담은무의바다펜션 (752-9800).


글 안중국 기자 | 사진 허재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