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원을 향한 빈그릇
인간은 근본적으로 마음의 불안을 안고 삽니다.
고향에 살면서도 나그네 같은 심정을
한구석에 지니고 있는 것이 인간입니다.
먼 하늘을 바라보며
바닷가에서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망향에 젖기도 합니다.
밤하늘은 그런 심정을 더해 줍니다.
감상적으로 볼 수도 있겠지만,
이것은 모든 인간이 지닌 심층심리입니다.
인간은 빈 그릇과 같습니다.
부족한 것이 너무나 많습니다.
단지 물질적인 것, 의식주에 필요한 돈이나
생필품만이 아니고
정신적인 것이 너무나 부족합니다.
이렇듯 우리는 마음속 깊이
굶주림과 목마름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히 윤리도덕적인 가치만으로
충족되지 않습니다.
향락 같은 것으로는 더욱 해결되지 않습니다.
우리의 굶주림과 목마름은
그보다 훨씬 더 깊습니다.
그 누구든 세상 모든 것을 다 차지한다 해도
만족하지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인간은 영원을 향해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빈 그릇은 영원을 향한 것입니다.
때문에 이 목마름은 '영원에의 동경, 향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빈 속은 오직 하느님만으로
충복될 수 있습니다.
그분의 말씀만이 우리 마음의 어둠을 밝혀 주고
갈증을 풀어 줄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느님이 우리를 당신의 모습을 닮은
존재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 김수환 추기경의 잠언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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