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정스님 어록

인디언 '구르는 천둥'의 말 / 법정 스님

문성식 2011. 12. 22. 05:37

     
    
      인디언 '구르는 천둥'의 말 잔인한 백인들에 의해서 현재는 이 지구상에서 자취를 감추어 가고 있지만, 지혜로운 영혼인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일찍이 물질문명에 눈이 먼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 우려와 두려움을 나타내 왔다. 체로키족의 추장 '구르는 천둥'은 이런 말을 한다. "인간이 한 장소를 더럽히면 그 더러움은 전체로 퍼진다. 마치 암세포가 온몸으로 번지는 것과 같다. 대지는 지금 병들어 있다. 인간들이 대지를 너무도 잘못 대했기 때문이다. 머지않아 많은 문제가 일어날 것이다. 가까운 장래에 큰 자연재해가 일어날지도 모른다. 그런 현상은 대지가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다. 이 대지 위에 세워진 많은 것들은 대지에 속한 것들이 아니다. 그것들은 신체에 침투한 병균처럼 대지에게는 참을 수 없는 이물질들이다. 당신들은 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머지않아 대지는 자신의 병을 치료하기 위한 시도로 크게 몸을 뒤흔들 것이다." 요 근래에 이르러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진과 기상이변으로 인간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고 있는 자연의 재해는 무엇을 뜻하는가. 짐승들은 몸에 물것이나 이물질이 달라붙으면 온몸을 움직여 그걸 털어 버린다. 그건 일종의 자기정화 활동이다. 커다란 생명체인 이 지구도 자정 활동의 일환으로 자연재해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구르는 천둥'의 소리에 더 귀를 기울여보자. "지구는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체다. 지구는 인간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의 의지를 가진, 보다 높은 차원의 인격체다. 따라서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가 있고 병들 때가 있다.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소중하게 여기듯이 지구도 마찬가지다.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지구에 상처를 주는 것은 곧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일이며 자기 자신에게 상처를 가하는 것은 곧 지구에게 상처를 가하는 일이라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들은 이런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뿌리를 잊어버리고 가지에만 매달린 병든 문명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체를 내다볼 수 있는 우주적인 눈을 지닌 사람만이 이런 경고에 공감한다. - 법정 스님 < 오두막 편지 >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