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 수, 화, 풍의 은덕
먼지와 소음과 온갖 공해로 뒤덮인
번잡한 길거리에서, 그래도 철을 어기지 않고
꽃과 잎을 펼쳐 보이는 나무들을 보면
반갑고 기특하면서도 안쓰럽기 그지없다.
누가 피어나라고 재촉한 것도 아니지만
때가 되니 스스로 살아 있는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다 생명의 신비다.
대지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그 모진 추위 속에서도 얼어 죽지 않고 살아 있다.
겉으로 보면 깊은 잠에라도 빠져 있는 것 같지만,
뿌리와 줄기는 그 침묵 속에서도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일을 한다.
흙을 의지해 서서 햇볕을 받아들이고
바람을 받아들이고 물기를 받아들인다.
말하자면, 지地, 수水, 화火, 풍風의 은덕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나무만의 일이 아니다.
사람도 이 '지, 수, 화, 풍' 없이는
한시도 살아갈 수 없다.
흙과 물과 햇볕과 공기는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의 원천이다.
이런 고마운 은혜를
우리는 얼마나 인식하고 있고
또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흙大地이 없다고 한번 상상해 보라.
마실 물이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또 햇볕을 전혀 볼 수 없고,
숨쉴 공기가 없다고 가정해 보라.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그러니 지, 수, 화, 풍,
즉 우리 환경이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 존재인가.
제가 덧붙임
마구 파헤치는 4대강 사업 이대로 좋은가?
- 법정 스님 < 오두막 편지 >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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