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경기 여성 허리건강 주의해야"

"폐경기 여성 허리건강 주의해야"

 폐경기 여성은 허리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척추·관절전문 나누리병원은 2005년 1~5월간 퇴행성 척추관절 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50~70대 남녀 환자 209명을 조사한 결과 남성(60명)보다 여성이 2.5배나  많은 149명에 달했다고 13일 밝혔다.질환별로 보면 `척추관협착증'은 여성(109)이 남성(42)보다 2.6배 가량  많았으며 `척추전방전위증 및 척추불안정증성'도 여성이 남성의 2.2배에 달했다.

 

이 병원 임재현 부원장은 "같은 나이대에서 퇴행성이 아닌 추간판 관련  질환으로 디스크 수술을 받은 환자를 성별로 보면 남자가 월등히 많다"면서 "이는  특이하게도 폐경기 여성의 퇴행성 척추관절 질환 위험이 남성보다 크게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의료진에 따르면 폐경 여성에게 척추관절의 퇴행성 질환이 빈번하고 심각한  이유는 척추 후관절에 존재하는 여성호르몬 수용체의 변화 때문이다.

 

여성의 척추관절에는 여성호르몬 수용체가 존재하는데 폐경과 함께 이것이 사라지면서 척추관절이 제 기능을 잃어 척추관절의 퇴행성 변화가 빨라진다는 것이다.임 부원장은 "중.노년 여성의 요통은 폐경으로 인한 골밀도 저하로  골다공증이 발생하면서 척추압박골절이 일어나기 때문으로만 생각돼 왔다"면서 "하지만 이번 조사결과 척추 구조물 자체의 노화가 여성에서 더 잘 일어남을 알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1. 김치 서서 담가야, 손자 업는 것도 피해야
    폐경 여성이 척추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늦추기 위해서는
첫째,

바닥에 앉아 일하는 습관을 버려야 한다. 보통 나물을 다듬거나 김치를 담글 때에 방바닥에 앉아 구부정하게 허리를 구부린 자세에서 작업을 하는데, 이것이 척추 관절에 부담을 줘 관절을 밀리게 하면서 퇴행성 변화를 재촉할 수 있다는 것. 김치를 담글 때는 식탁에 재료를 넣고 서서, 혹은 식탁 의자에 반듯하게 앉아 작업하는 게 필요하다. 서서 일할 때에도 허리를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하는 자세는 좋지 않다. 설거지를 할 때에나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낼 때도 마찬가지다.
둘째,

손자를 업거나 무거운 물건 들기, 체중 증가 등 하중을 늘리는 등의 행동을 피해야 한다. 하중이 많아질수록 척추 관절이 받는 부담 또한 커서, 척추 뼈가 밀리는 등의 변화가 쉽게 찾아 올 수 있다. 폐경기에는 여성호르몬 변화 때문에 지방이 더 축적되기 쉬운데,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이 느는 것을 막는 게 필요하다.
셋째,

바르게 걷는 것도 중요하다. 배를 쭉 내미는 전형적인 임산부 자세는 금물이다. 머리를 똑바로 들고, 어깨에 힘을 빼되, 턱을 들고 등을 곧게 펴고 몸의 무게 중심이 몸 앞쪽으로 약간 쏠리는 듯한 느낌으로 천천히 걷는다.

2. 수영강습에 등록하라!!!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허리 주변부 근육을 강화해 척추가 받는 부담을 줄이는 것도 퇴행성 변화를 늦추는데 좋다. 허리에 무리 적은 수영과 걷기 운동이 적합하다.수영은 척추 구조물을 강화함과 동시에 유연성을 기르는데 좋은 운동이다. 물이 가슴까지 잠기는 수영장에서 25m 구간을 천천히 걸어서 왕복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한쪽 손을 뒤로 올린 다음 팔꿈치 부분을 반대쪽 손으로 잡은 자세를 취하고 걷는다.

 

50m를 힘껏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조금씩 속도를 높여가며 운동해 물에 대한 적응력을 기른 후 영법을 구사하는 형식으로 하면 된다.걷기 운동은 되도록 나지막한 산을 택해 등산을 하는 형식으로 실시한다.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4회 정도 하면 좋다. 양쪽 팔을 보행속도에 맞춰 가볍게 흔들면서 가슴을 펴고 아랫배에 힘을 준 상태로 리드미컬하게 걷는다. 신발의 선택에도 신경 써야 한다.

 

슬리퍼나 창이 너무 얇은 신발을 피하고 2~3cm의 굽과 탄력이 있는 신발이 좋다. 산을 오를 때, 처음에는 천천히(시속 4km) 시작해 점차 속도를 높인다. 내려올 때는 터벅터벅 걷지 말고 평소 걸을 때보다 무릎관절을 더 구부린다는 기분으로 가슴을 쭉 편 채 걸어야 한다. 집에서는 복근 강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복근을 강화시키는 운동은 허리뼈의 움직임과 혈액 순환을 좋게 해 척추관절의 기능이 퇴행하는 것을 막아준다. 양팔을 나란히 펴고 누운 상태에서 다리를 곧게 뻗어 90° 정도로 올린 10초간 정지한다. 다음, 약 45° 정도로 내린 후 10초간 유지한다. 마지막으로 약 15°도로 다리를 내린 채 10초간 유지한다. 하루 20분 정도만 해 줘도 좋다.

3. 이것이 척추 노화 신호
이번 조사 대상이 된 폐경 여성에서의 세 가지의 퇴행성 척추 질환은 각각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인다. 폐경 여성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날 땐 검진을 통해 질환을 확인해보고, 상황에 맞는 처방을 받아 실천, 또는 치료하는 게 필요하다.걸을 때 아프고, 멈추면 덜 아픈 경우에는 척추관 협착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척추관절마디가 굵어지고 뼈와 뼈를 이어주는 인대가 두꺼워지면서 신경 다발이 지나가는 척추관의 통로를 좁아지게 해 신경을 압박, 증상이 나타난다. 길을 가다가 허리가 아프다며 자주 쉬거나, 주저 앉을 때 의심된다.척추전방전위증은 어느 곳에 문제가 생겼는지에 따라 증세가 달라진다.

 

4번째와 5번째 허리뼈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데, 4번째 뼈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허벅지부터 종아리의 앞쪽이 당기고 저리면서 무릎도 아프고 불편한 증세가 나타난다. 5번째 허리뼈에 문제가 생긴 경우 주로 다리 아래쪽, 즉 종아리와 발등, 엄지발가락에 힘이 없어지면서 당기고 아픈 증세가 나타나고 다리의 앞쪽보다는 뒤쪽이 아프고 불편해진다. 

이러한 척추 전방 전위증은 척추 관절이 계속 앞으로 밀리기 때문에 육안으로 볼 때 허리 부위가 유난히 쑥 들어가 있고 이에 비례해 배가 나온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한편 척추 불안정증은 척추 관절이 뼈를 지지하지 못해 작은 동작에도 척추뼈가 크게 흔들리는 등 말 그대로 '불안정'한 증상이다. 척추전방전위증이 심해지는 경우에, 혹은 척추전방전위증과 병행해 잘 나타난다.

 

앉았다가 일어설 때마다 통증이 생기고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어도 허리가 아파온다.척추 불안정증은 충격에 취약하므로 함부로 움직이거나 운동을 하면 안 된다. 폐경 여성에서 자그마한 움직임에도 요통이 있다면 필히 검진을 받아보고, 운동 역시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시행하는 게 좋다.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