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건강 상식

여성의 적(敵) `자궁근종'

문성식 2011. 4. 22. 23:46

여성의 적(敵) `자궁근종'


<수술로 적출해 낸 거대 자궁근종의 모습. 이 자궁근종은 자궁근종 가운데서도 가장 큰 축에 속합니다. 저도 이렇께까지 큰 줄은 몰랐습니다.-강북삼성병원 제공>
결혼하지 않은 여성들은 주위의 시선 때문에  산부인과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나이가 서른 고개를 넘어서고 있다면 나중에  `왜 진작 검사를 받지 않았을까'라며 후회하지 말고 당당하게  산부인과를  찾아보는 게 좋겠다. 여성 5명 중 1명 꼴로 찾아오는 불청객 `자궁근종'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으니까 말이다.

 

실제로 경희대의료원이 지난 1995년부터 2004년까지 이 병원  산부인과를  찾은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대 여성 자궁근종 환자가 93명에서 186명으로 10년새 2배 가량 증가했다. 전체 환자도 93명에서 186명으로 1.8배 증가했다.여성에게 잦은 자궁근종에 대해 전문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 여성 3대 질환 중 하나 `자궁근종'

자궁근종은 골다공증, 유방암과 함께 여성 3대 질환으로 꼽힌다. 자궁에서 발생하는 종양 중 가장 흔한 양성 질환으로 `근종' 또는 `평활근종'으로도 불린다.이 질환은 여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한 30~45세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 임신이 가능한 여성 5명 중 1명 꼴로 자궁근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특히  기혼여성의 경우 유병률이 40~50%가 넘을 정도로 흔하다.

 

40대 이상 여성들만 놓고 보면 절반 가까이에서 무증상의 섬유종이 발견된다고 한다.이처럼 40대 이상에서 자궁근종이 잦은 이유는 1㎝이하 근종의 경우 초음파나 CT, MRI에서 잘 발견되지 않다가 출산을 거의 하지 않는 40대가 되면 근종이 커지게 되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자궁이 줄어드는 시기인 데다 자궁경부암 검진기회가 증가하는 것도 또 한가지 이유로 꼽힌다.

 

20~30대의 경우 자녀양육이나 가사 때문에 성인병에 대한 진찰의  기회가  적어 진단율이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최근 들어 미혼여성이 늘고 결혼 연령이 높아지면서 출산 경험이  없는  여성과 젊은 여성들에게서 자궁근종 발생빈도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은 새로운 트렌드다.

■ 자궁근종의 원인은?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명확치 않지만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궁근층' 내 한 개의 신생세포에서 형성된다고 한다.자궁근종은 호르몬 영향을 크게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족력도  보고되고 있다. 여성호르몬의 양에 좌우되기 때문에 초경 전이나 폐경 이후에는 발생이  드문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 출혈, 생리곤란, 빈뇨, 변비 등의 증상 동반

자궁근종은 일반적으로 환자의 25% 정도에서만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은 근종의 크기, 위치 등에 따라 다양하다.자궁출혈은 자궁근종의 가장 흔한 증상으로 월경과다나 비정상적 자궁출혈(부정 자궁출혈)의 형태로 나타나는데 두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빈혈, 창백,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도 있다.

 

특히 자궁 안쪽에서 발생해 자라는 `점막하 근종' 때는 출혈량이 많고 심한  빈혈이 나타나기도 한다. 또 혹의 압박으로 소변이 자주 마렵고 변비가 생기거나 허리가 아픈 증상이 올 수도 있다 또한 자궁근종은 만성 골반 통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월경 곤란증이나 골반  염증 등이 동반될 때는 성교통과 함께 골반의 압박감이 나타날 수 있다.이밖에 이 질환은 장관을 압박해 변비를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 대부분은 `장막하근층' 내에서 발생

자궁근종은 자궁의 어느 부위에서 발생하느냐에 따라 `장막하 자궁근종', `근층내 자궁근종', `점막하 자궁근종' 등으로 구분한다. 자궁근종의 대부분은 장막하 자궁근종이거나 근층내 자궁근종이며 나머지 5%가 점막하 자궁근종이다.장막하 자궁근종은 혹이 자궁 바깥쪽으로 주로 자라는 경우를 말하며 근층내 자궁근종은 혹이 자궁근육 안에서 자라는 경우다. 이에 반해 점막하 자궁근종은  혹이 자궁강 안에 마치 입속의 혀와 같이 매달려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

■ 임신 걱정없지만 유산, 조산 가능성
자궁근종은 임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이유는 점막하 근종이 아니면 착상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불임의 원인 중 3% 가량이 자궁근종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경우에도 40~50% 가량은 수술을 통해 임신이 가능하다.자궁근종이 있는 상태에서 임신이 되더라도 임신 전의 크기가 임신 후에 자라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게 전문의의 설명이다.

 

임신했을 때 자궁근종은 크기가 증가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임신환자의  90%에서 근종의 크기에 변화가 없었다는 보고도 있다.하지만 간혹 임신된 상태에서 근종 때문에 유산 또는 조산할 수도 있다. 근종의 크기, 근종의 수 및 위치에 따라 수술 후에도 임신이 어려울 때가 있으며  자궁근종절제술 후 25~30%에서는 자궁절제술이 필요하다고 한다.
■ 악성인 경우 자궁암으로 발전하기도

전문의들에 따르면 자궁근종이 악성 종양인 암으로 바뀌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그러나 매우 크고 빨리 자라는 경우 약 0.1% 정도에서 악성으로 변하기도 한다.  따라서 폐경기 이후에 근종이 갑자기 커지거나 자궁출혈이 동반되면 암의 일종인  `육종성 변성'을 의심해야 한다.

■ 뚜렷한 증상 없는 만큼 정기검진이 최고
자궁 관련 질환은 초기에 뚜렷한 증상이 없어 자가진단이 어려운 만큼 출혈, 복통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따라서 무엇보다 정기적인 검진이 중요하다. 자궁근종의 진단은 부인과 내진 후 초음파 검사를 실시하고, 악성종양이나 자궁내막증식증이 의심되면  자궁내막소파검사 및 자궁경 검사를 한다. 점막하 자궁근종의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를 해도  70%   정도만 진단이 가능하다.

 

진단 결과 특별한 증상이 없고 크기가 작을 때는 6개월마다 정기  진찰을  통해 근종의 발육과정을 살펴보아야 한다.자궁근종의 치료는 환자의 나이와 향후 출산 여부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수술적 치료와 수술을 하지 않는 내과적 치료로 나눌 수 있는데 수술적 방법으로는 자궁을 보존하는 경우와 보존하지 않고 전자궁적출술을 시행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자궁을 보존하는 경우는

환자의 나이가 너무 젊고 출산을 원하는 경우 △환자 본인이 강력하게 자궁을 보존하기를 원할 때 등에 실시한다. 하지만 이 경우 재발의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수술 후에도 정기적인 산부인과 진찰이 필요하다. 건강에 이상이 있어 수술요법이 부적절한 경우 등에는 성선 자극 호르몬 유사체를 월 1회씩 4회 정도 주사하는 비수술적 방법도 사용된다.

자궁적출술은

△ 비정상 자궁 출혈로 빈혈이 있을 때 △ 월경이 과다할  때  △ 방광 및 직장이 근종에 의해 압박 증상이 나타날 때 △ 근종이 급속히 자랄  때  △ 골반염, 자궁내막증과 같은 다른 골반질환이 있는 경우에 복강경이나 자궁경을 이용해 수술한다.

근종의 무게가 500g을 넘는 거대자궁근종의 경우는 최근 V자 형태로 4개의 구멍을 뚫어 복강경 장비를 몸 안에 삽입해 근종을 제거하는 방법이 도입돼 기존 개복수술과 같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최중섭 교수는 "작은 크기의 자궁근종일 경우  복강경을 으로 제거할 수 있지만 근종의 크기가 매우 크면 복강경수술이 어려워 개복  수술을 하게 된다"면서 "자궁근종이 발생한 부위와 거리가 있는 곳을 절개해 복강경 기구를 삽입하면 자궁근종 전체를 볼 수 있어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자궁근종 예방법

▷ 주로 30~35세에 빈발하고 가임기 때 발생량이 늘어나는 만큼 결혼은 30대 전에 하는 게

    좋다. 또한 자녀를 일찍 출산하고, 가능하면 자녀도 2명 이상  출산하는 게 좋다.

▷ 20~30대 이후에는 연 1회 이상 정기적으로 검사하는 게 좋다.

▷ 60세 이후에는 연 2회 이상 정기적으로 암검사 및 내진을 받는 게 좋다.

▷ 월경통, 빈뇨, 변비, 비만 등의 증상이 있으면 자궁근종 발생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산부인

    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좋다.

(도움말 : 허주엽 경희의료원 산부인과 교수, 최중섭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교수)

 (서울=연합뉴스) 김길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