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음식으로 본, 춘곤증 고찰

문성식 2011. 3. 31. 01:18

음식으로 본, 춘곤증 고찰

밥을 먹은 뒤 컴퓨터 키보드에 손을 올려놓은 채 꾸벅꾸벅 조는 회사원들과 선생님 말이 먼 나라 이야기처럼 윙윙거리기 시작하는 학생들. 시작된 것이다. 따뜻한 봄바람 타고 오신 그분은 춘곤증. 그 옛날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은 밥을 먹고 난 뒤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는 우리에게 춘곤증이 생기는 이유는 위와 눈꺼풀은 연결되는 끈이 있어 밥을 많이 먹으면 먹을수록 위가 무거워져 눈꺼풀을 잡아당기기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다. 말도 안 되는 황당한 이야기지만 밥만 먹으면 저절로 눈이 감기는 요즘같은 때는 그 말이 맞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 

춘곤증은 봄이 되어 날씨가 풀리면서 굳었던 근육이 이완되고 몸의 신진대사 기능이 활발해지면서 나타난다. 입맛은 떨어지고 자고 일어나도 피곤하고 온몸이 나른하면서 무기력함을 호소하고 심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증상은 갑자기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몸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SOS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춘곤증은 왜 생기는 것일까? 봄이 되면 겨울철에 비해 활동량이 늘면서 몸의 에너지 소모량도 많아지는데, 이에 비해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이 제대로 보충되지 않아 영양의 불균형이 일어나는 것이다.

게다가 밤이 짧아지면서 더 일찍 일어나게 돼 피로가 누적되고 스트레스가 쌓이는 것이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춘곤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춘곤증이 느껴질 때마다 가벼운 맨손체조나 스트레칭과 산책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춘곤증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숙면이므로 과음을 삼가고 자기 직전의 운동은 피하도록 한다. 날씨가 풀리면서 활동량이 많아지는 봄은 신진대사가 활발해지면서 평소보다 비타민 소모량이 3~5배 늘어난다.

만성피로가 쌓이면 입맛도 떨어지는데 탄수화물 대사를 돕는 비타민 B와 면역 기능을 돕는 비타민 C가 많이 포함된 채소와 신선한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봄에 샐러드나 나물을 많이 먹으라고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달래, 씀바귀, 두릅, 냉이, 미나리 등 제철 봄나물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단, 무엇이든 지나치게 먹는 것은 금물이다.

가뜩이나 피곤한 몸이 과식으로 인해 위 운동이 활발해지면 더욱 피곤하고 나른해져 졸음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춘곤증이 나타날 때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잠복했던 다른 질병이 동반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증세가 1~3주 머물다가 사라지기 마련인데 춘곤증 증세가 오래 지속된다면 피로에 숨겨진 다른 질병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특히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할 일이 없는 사람은 반드시 원인을 찾아봐야 한다. 피로를 일으키는 질환으로는 불면증, 갑상선 기능장애, 만성피로증후군, 빈혈, 우울증 등이 있다. 계속해서 몸이 무기력하고 힘들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봄이면 찾아오는 손님, 춘곤증. 절대적인 치료법은 없지만 춘곤증이 찾아오는 동시에 꽃들이 피어나고 공기마저 푹신한 봄이 다가온다고 생각하면 그리 밉지만은 않은 손님이기도 하다.
쌉싸래하고 향긋한 식감이 일품인 두릅과 죽순은 봄철 스태미나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혀끝에 상큼한 봄기운을 전해주는 제철 메뉴를 건강하게 먹는 아이디어.

두릅
쌉싸래한 맛과 은은한 향기가 일품인 두릅. 나른한 봄, 기운 없을 때 먹으면 입 안에서 알싸하게 퍼지는 향이 식욕을 살려준다.

땅에서 돋아나는 땅두릅과 나무에 달리는 새순인 나무두릅이 있다. 단백질이 풍부하고 쓴맛을 내는 사포닌 성분은 혈액순환을 도와 피로회복에도 좋다. 두껍지 않고 순이 짤막한 것이 연하고 맛있다.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찍어 먹거나 튀김, 샐러드 등으로 만들어 먹으면 좋다.

들깨소스두릅무침
재료
두릅 100g, 다진 땅콩·소금 약간씩, 소스(마요네즈 3큰술, 다진 양파·레몬즙·우유 1큰술씩, 식초·꿀·고추냉이·들깨가루 1작은술씩, 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두릅은 밑동을 잘라내고 자른 면에 십자로 칼집을 넣어 껍질을 벗긴다.
2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두릅을 재빨리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들깨소스를 만든다.
4 데친 두릅을 담고 소스를 뿌린 다음 땅콩가루를 뿌린다.

1 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낸다
두릅은 딱딱한 밑동을 자르고 껍질은 돌려가며 벗긴다. 끝부분에 십자로 칼집을 넣어 데치면 가닥가닥 떨어지지 않아 좋다.

2 데친 뒤 한 번 헹군다
끓는 물에 두릅을 데친 뒤에도 잔가시가 많이 남아 있다. 이럴 때는 찬물에 두릅을 담가 한두 번 털어 헹구면 된다.

3 된장과 찰떡궁합이다
두릅은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 된장에 무쳐 먹으면 쌉싸래한 맛은 살리고 아린 맛을 떨어뜨릴 수 있어 일석이조다.
1 두릅새우꼬치전
재료
두릅 100g, 새우(중하) 6마리, 밀가루 1컵, 달걀 1개, 소금·후춧가루·식용유 약간씩
만드는 법
1 두릅은 손질해서 끓는 물에 소금을 넣고 데친 다음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다.
2 새우는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뒤 꼬리만 남기고 껍질을 벗긴다. 일자 모양이 되도록 배와 등에 엇갈리게 칼집을 살짝 낸다.
3 꼬치에 데친 두릅과 새우를 끼운다. 
4 달걀을 풀어 소금간한 다음 ③의 꼬치를 밀가루, 달걀물 순으로 묻힌다.
5 달군 팬에 꼬치를 앞뒤로 노릇하게 부친다.

2 두릅달래매운무침
재료
두릅 150g, 달래 100g, 양념(고춧가루·참기름 1큰술씩, 된장·식초 2작은술씩, 간장·설탕 1작은술씩, 통깨 약간)
만드는 법
1 손질한 두릅은 끓는 물에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기를 제거한다.
2 달래는 긴 뿌리를 떼어내고 씻은 다음 4㎝ 길이로 썬다.
3 분량의 재료를 섞어 양념장을 만들고 먹기 직전 두릅과 달래를 무쳐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