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시,모음

같이 의 가치

문성식 2025. 1. 4. 09:04




    같이 의 가치 같이는 같다의 부사형이다. 사전에는 서로 함께 서로 다름이 없이 라는 두 의미를 앞머리에 내세운다. 그래서 같이라는 말에는 동일하다. 라는 의미를 내포한다. 반대로, 함께는 한데 어울리거나 더불어, 또는 (둘 이상의) 한데 어울리거나 더불어라는 의미만을 가진다. 다름이 없다는 뜻을 갖지 않는다. 따라서 같이를 함께 혹은 더불어처럼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지만, 엄연히 다른 말이다. 동행(同行)은 한자어이기 때문에 읽는 사람에 따라 의미도 달라진다. 어딘가를 간다는 행동을 공유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가는 것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이때, 한자어 동(同)이 함께와 같이 두 의미는 달라질 수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가 바라는 동행은 머물러 있지 않고 어딘가를 향해 나아가는 행위를 공유하는 것일테다. 우리가 함께 가기를 원하는 사람에게 목적지를 강요할 수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함께 걸어가던 사람은 언제든 멈출 수 있고,또 다른 길로 들어설 수 있는 자유를 누린다. 그렇기에 때로는 벗과 함께, 때로는 혼자 걸어갈 수 있는 가능성을 온전히 받아들일 때에야 진짜 함께 가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그렇지만, 같이 가기로 약속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거나, 중간에 다른 곳으로 갈 때 적잖이 실망할 수밖에 없다. 그는 나와 같은 목적지로 향해 같은 방식으로 걸어갈 것을 약속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우리 같이 살자라는 프로포즈로 배우자를 얻은 사람은 배우자의 일탈을 용납할 수 있을 것이다. 심지어 그것이 일탈인지 조차 의심스러움에도 불구하고 가치관의 차이로 용서가 안 된다. 그러나, 우리 함께 살자라는 프로포즈로 배우자를 얻은 사람은 배우자의 생각을 인정할 수 있다. 우리는 현재 같이 가기를 윈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와 다른 사람과 같아지기를 원하는 마음에서 그들과 같이 생각하고 그들과 같이 행동한다. 그것이 열등감이나 자격지심에서 비롯한다면, 자신을 위해서는 전혀 득이 되질 않는다. 오히려 발버둥칠 수록 우리가 원하는 그들의 행동만 더욱 윤택해 질뿐이다.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걸어가고, 우리의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함께 살아가고 있을 뿐이다. 그들과 같이 살아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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