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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못 끊는 이유, 유전 때문?

문성식 2022. 11. 20. 22:30

담배 못 끊는 이유, 유전 때문?

 
담배
흡연과 금연, 금단현상 등은 유전적 영향이 크다. /게티이미지뱅크
 
금연은 개인의 의지 문제로만 여겨진다. 하지만 금연이 어려운 데는 유전적인 영향도 크다. 금연을 어렵게 하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니코틴 중독인데, 니코틴 중독 여부에 유전적 요인이 가장 큰 영향을 준다.
 
◇20초면 뇌 자극… 중독성 강한 니코틴
기본적으로 니코틴은 중독성이 매우 강한 물질인데, 담배에 상당량 포함돼 있다. 질병관리청이 최근 발간한 ‘담배폐해 통합보고서’를 보면, 담배 한 개비를 피우면 총 2~3mg의 니코틴을 흡입하게 된다.
 
흡연을 통해 체내에 흡입된 니코틴은 약 20초 만에 뇌에 도달한다. 뇌에 도착한 니코틴은 아세틸콜린 수용체를 통해 간접적으로 도파민 분비를 유발하고, 뇌 보상회로를 자극해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
 
이 과정은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이뤄지는데, 그만큼 내성도 빨리 생겨 금단 증상도 빠르게 일으킨다. 흡연을 하지 않으면, 짜증이 나고 집중력이 떨어져 흡연을 더욱 많이 하게 한다.
 
흡연이 만성적인 습관이 되면, 흡연 이전보다 일상생활에서 기쁨과 즐거움을 얻기 어려워진다. 니코틴으로 인해 신경적응 현상(neuroadaptation)이 발생하면, 일상생활을 통해 기쁨을 얻는 보상작용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흡연자는 건강 유지, 일상 활동 등 삶을 유지하기 위한 여러 일보다 담배를 더 중요하다고 여기게 되고, 직업이나 학업, 건강 등에 문제가 생긴다.
 
◇흡연 시작부터 금단증상까지 유전적 영향 커
니코틴 중독 원인의 40~75%는 유전적 요인이다. 흡연 지속 원인의 70~80%, 금단 증상 발생 여부의 30~50%도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 특히 세로토닌 전달 유전자와 관련된 연구들을 통해 '5-HTTLPR' 유전자와 니코틴 중독과의 관련성이 밝혀진 바 있으며, 니코틴 아세틸콜린 수용체, CYP1A1, CYP2A6 유전자 등이 니코틴 중독과 연관된다고 알려졌다.
 
세로토닌 전달 유전자의 경우, 물질 남용과 관련성이 높다. 세로토닌 전달 유전자 중에서도 5-HTTLPR의 특정 유전자(SS 유전형)는 흡연자에서 많이 나타난다. 이 유전자가 많은 이들은 금단 증상도 더 많이 겪는다.
 
또한 니코틴은 주로 간에 존재하는 'CYP2A6'를 통해 코티닌(cotinine)으로 대사되는데, 대사 작용이 빠른 사람은 다 많은 담배 연기를 빠르게 마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니코틴 대사가 빠른 흡연자는 금연을 시도할 때 더 심한 금단 증상을 겪고, 니코틴 패치 치료 중 금연에 성공할 확률이 낮다고 보고된다.
 
◇부프로피온, 바레니클린 등 약물로 치료 가능
다행히 니코틴 중독은 약물치료가 가능하다. 니코틴 중독의 약물치료 목표는 니코틴 금단으로 인한 신체적 증상을 감소시켜, 금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미국 FDA에서 금연 치료제로 허가받은 약물은 5가지의 니코틴 대체재(니코틴 패치, 껌, 사탕, 비강제제, 흡입기)와 부프로피온, 바레니클린이다.
 
니코틴 대체재의 경우, 흡연보다 니코틴의 체내 흡수 속도가 느리고, 혈중 최고 농도가 옅게 유지되므로 흡연으로 인한 쾌락감은 대체할 수 없지만, 보상 효과는 감소시킬 수 있다. 니코틴 대체요법은 비사용자보다 금연 성공률이 1.55배 높다.
 
부프로피온은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의 재흡수를 차단하는 약이다. 해외 연구에서 부프로피온 서방정의 금연 성공률은 비사용자보다 1.64배 높다.
 
바레니클린은 금단 증상을 줄이고 갈망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국내 대학병원에서 140명을 대상으로 바레니클린을 처방해 6개월 뒤 금연 여부를 확인한 연구에서, 약 35.4%의 성공률을 보였다.
= 신은진 헬스조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