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량이 많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흡연 가능성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UCL(University College London) 연구팀은 영국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월간 조사 자료인 ‘Smoking and Alcohol Toolkit Study(흡연·알코올 사용패턴 연구)’를 활용해 사람들의 음주량과 흡연 여부를 파악했다. 조사는 2014년부터 2021년까지 7년 간 진행됐으며, 영국인 14만4583명이 참여했다. 조사 대상자들의 알코올 의존 위험도는 AUDIT(알코올사용장애 선별검사)를 통해 평가됐다.
연구결과, 알코올 의존 위험이 있는 사람 중 58%가 흡연자였던 반면, 위험도가 낮은 사람은 15%만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의 흡연율은 알코올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알코올 의존 위험도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응답자, 즉 술을 가장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현재 흡연율이 76%에 달했다. 과거 경험을 포함할 경우 흡연율이 81%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또한 알코올 의존 위험이 있는 흡연자 중 약 30%가 기상 후 5분 내에 담배를 피웠으며, 이들의 하루 평균 흡연량은 14개비였다. 반면 알코올 의존도가 낮거나 술을 마시지 않는 흡연자는 13~17%만 기상 직후 담배를 피웠고, 일 평균 10~11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사람들의 금연을 위해서는 정부가 알코올 의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우선적으로 지정·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를 진행한 Sharon Cox 박사는 “흡연자들이 약물 또는 알코올 의존증으로 치료를 받을 때 그들의 흡연 습관은 간과되곤 한다”며 “그러나 흡연은 약물, 알코올 못지않게 위험하고 각 행동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 또한 있는 만큼, 두 가지 문제를 함께 치료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The Lancet Regional Health-Europe(랜싯 지역 보건-유럽)’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