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 story] 肝癌, 무관심 속에 자란다](http://health.chosun.com/site/data/img_dir/2015/10/20/2015102002328_0.jpg)
간암 사망률이 높아지는 이유는 간암 고위험군인 B형·C형간염 환자가 정기검진을 받지 않아, 치료를 받아야 할 때를 놓치기 때문이다. 간은 '침묵의 장기'라 간 염증이 심해 간 조직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까지 진행돼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임영석 교수는 "간경변증으로 오는 환자의 상당수는 수십 년 전쯤 'B형간염 보유자'라는 얘기를 들었지만, 별다른 검사를 받지 않고 방치한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6개월에 한 번 정기적인 검사를 받았다면, 간염이 활성화 되는 시기에 적절히 치료약(항바이러스제)을 쓸 수 있었고, 그랬다면 간경변증→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었다. 이런 이유로 보건 당국에서는 2003년부터 40세 이상 간암 고위험군(B형간염·C형간염·간경변증 환자)을 대상으로 1년마다 간 초음파 검사와 혈액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검진을 받는 비율은 33.6%(2013년 기준)에 불과하다. 이는 위암의 73.6%, 대장암의 55.6%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엄순호 교수는 "B형간염 환자는 사회적 불이익을 당할까봐 자기의 병이 밝혀지는 것을 꺼려해 검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약 자체의 한계도 있다. 만성간염에 쓰는 항바이러스제는 간염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해 염증을 막고 간경변증·간암으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다. 임영석 교수는 "항바이러스제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간세포 핵까지 침투하는 B형간염 바이러스를 완전히 퇴치할 수는 없다"며 "B형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 핵 속 유전자를 변이시키는데, 오랜시간이 지나면 이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해 간암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항바이러스제로는 간암 발생을 절반밖에 못막는다고 한다. 다행히 C형간염은 3~12개월 동안 약을 투여하면 90%가 완치된다.
간암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해답은 B형·C형간염을 앓고 있는 사람은 6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다. 간암은 1기에 발견해 치료를 하면 5년 생존율이 70%에 달하지만, 그 이후에 발견하면 2기 30~40%, 3기 20%, 4기 5% 미만으로 생존율이 크게 떨어진다.
☞B형간염·C형간염
간암의 주요 원인. B형·C형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가 간세포 내에 기생하며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이 계속되면 간세포가 딱딱해지면서 간 기능이 떨어지는 간경변증, 간암까지 이어진다. 바이러스 감염 후 간암이 되기까지는 30~50년이 걸린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