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상식

막연한 두려움, 대장내시경 검사

문성식 2015. 9. 20. 14:12

막연한 두려움, 대장내시경 검사

 

양병원이 들려주는 ‘잘먹고 잘싸는 법’

  • 칼럼
  • 서울 양병원/양형규 원장

얼마 전 혈변이 있다고 찾아온 40대 남성에게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자고 했더니 순간 얼굴이 굳었다. 혹시 큰 병일지도 모른다는 걱정 때문인 줄 알고 위로했지만, 이 남성의 고민은 질병이 아닌 대장내시경 검사였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면 약을 먹기 힘들고 아프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검사하는 것이 망설여진다고 했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항문으로 내시경을 삽입하여 대장 내부를 관찰하고 사진을 촬영하는 아주 유용한 검사로, 대장암과 염증성장질환의 진단에 매우 유용하다. 직접 대장의 내부를 보면서 눈으로 진단을 하고, 필요에 따라 지혈하거나 조직검사 또는 의심스러운 병변을 제거하는 치료 목적도 갖고 있다.

 

최근 건강검진이 활성화되고, 소화기계 암에 대한 경각심이 날로 높아지면서 내시경 검사를 받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하지만 보편화되고 있는 위내시경에 비해 대장내시경은 아직도 많은 이들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양병원에서는 혈변이 있는 환자들 중 2차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해보니 약 37%의 사람들이 대장내시경이 힘들고 두려워서 하기 싫다는 의견을 보였다. 대장내시경 검사가 막연한 공포의 대상이 된 것이다.

대장내시경을 두려워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약을 먹기가 힘들어서이고, 두 번째는 아플 것 같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대장대시경을 앞두고 장 청소를 위한 장정결제를 4L나 마셨다. 먹기에 부담스러운 양이고 맛이 없지만, 가장 이상적인 대장 세척 방법이었다.

먹는 양과 맛 때문에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2L만 먹으면 되는 약이 나왔고, 맛도 레몬맛으로 부담이 없어졌다. 예전에 비하면 음료수를 시간 간격을 두고 먹는 것과 같다. 또한, 검사 과정의 통증도 미미하다.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은 시술자 및 환자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대략 5~30분 정도이며, 치료를 위한 내시경은 한 시간 이상 소요되기도 한다.

 

검사 시 환자는 왼쪽 옆으로 누워 양쪽 무릎을 구부리고, 엉덩이를 뒤로 살짝 뺀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때 몸의 긴장을 풀고 천천히 편안하게 호흡하는 것이 좋다. 배에 힘을 주거나 말을 하면 복벽에 긴장이 더해져 내시경의 진입이 어렵기 때문이다. 대개는 맹장까지 삽입하는 과정에서 불편함과 약간의 통증이 있지만 내시경을 빼면서 관찰할 때는 해소가 된다. 약 80%의 환자들은 통증이 거의 없거나 미미하다고 느끼며, 통증이 있는 경우 진정제나 진통제를 주사하면 통증이 사라진다.

대장내시경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이 막연한 두려움과 거부감에 의해 대장내시경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대장내시경을 통해 용종이나 대장암이 발견되기 때문에 50세 이상 성인은 대장내시경을 반드시 받아 볼 필요가 있다. 꼭 대장암이 아니더라도 용종을 제거하지 않은 채 수년이 경과될 경우 대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기고자 : 서울 양병원 양형규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