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면홍조·우울감 등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갱년기 증상이 있다면 갱년기 치료제 복용 등으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사람마다 증상 달라… 10년 이상 경험하기도
갱년기는 44~55세의 여성에게 나타난다. 노화로 난소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월경불순, 무배란 등이 생기다가 폐경으로 이어진다. 폐경이 찾아오면 체내 여성호르몬 분비가 적어지면서 안면홍조나 발한, 우울증, 불면증 등 여러 신체적·심리적 증상이 나타난다. 이를 '갱년기 장애'라 부른다.
갱년기 장애는 개인마다 증상과 정도가 다르다. 가벼운 안면홍조만 잠깐 앓고 넘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심한 우울증과 불면증을 10년 이상 경험하는 사람도 있다. 한림대성심병원 산부인과 강정배 교수는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의 심한 증상이 있다면 호르몬 요법이나 일반의약품 복용 등으로 증상을 경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폐경학회는 불면증이나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등의 증상을 자가진단해〈표 참조〉 35점 이상이 나오면 치료하라고 권고한다.
◇10명 중 3명은 호르몬 치료 불가능
갱년기 증상으로 괴로운 사람에게 몸 속의 여성호르몬을 늘려주는 호르몬 요법은 현재로서 최적의 치료법이다. 호르몬 요법은 여성호르몬제를 먹거나, 여성호르몬이 함유된 크림을 바르는 것이다. 호르몬 요법을 시도한 여성의 80~90%는 갱년기 증상이 완화되는 효과를 본다. 그러나 호르몬 요법을 시행하기 힘든 경우도 있다. 유방암, 간염, 혈전증을 과거에 앓았거나 현재 앓고 있는 사람이다. 여성호르몬은 유방 세포를 증식시키는데, 세포가 증식하는 과정 중 돌연변이 암 유전자가 생겨날 가능성이 커진다. 호르몬 요법을 7년 이상 받으면 유방암 위험이 높아진다는 미국 국립보건원의 연구결과도 있다. 또한 호르몬제는 간에서 분해되므로 간에 무리를 줄 수 있고, 피를 응고시키는 기능을 해 혈전증 위험을 높인다. 강정배 교수는 "갱년기 증상을 겪는 여성 10명 중 3~4명은 유방암 가족력 등으로 인해 호르몬 요법이 힘든 경우"라고 말했다.
◇검증되지 않은 식품 대신 약 찾아야
호르몬 요법의 한계 때문에 여성 갱년기 증상을 완화시켜준다는 식품을 찾는 소비자도 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식품에 의존하면 큰 효과가 없을뿐더러, 소화기장애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검증되지 않은 식품을 먹기 싫고, 호르몬 요법을 받을 수 없다면 갱년기 치료제를 사용하면 된다. 대표적인 게 훼라민큐(동국제약)다. 훼라민큐는 '서양승마(블랙코호시)'와 '세인트존스워트'라는 두 가지 허브를 이용한 약이다. 유방암, 혈전증 위험 등의 부작용이 없어 호르몬 요법을 쓰지 못하는 사람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 대표적인 갱년기 치료제 훼라민큐.
단, 갱년기 치료제 복용을 피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강정배 교수는 "생약 성분의 갱년기 치료제는 호르몬제와 같은 부작용은 없지만, 서양승마의 경우 드물게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위가 좋지 않은 사람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