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61.jpg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평촌리 용담사(龍潭寺)에 있는 고려시대의 불상. 높이 5.4m. 

 

거대한 화강암을 다듬어 조각한 상으로서 평촌리의 산중턱 옛 절터에 조성되었다. 머리카락은 나발(螺髮)로서 둥글고 낮은 육계(肉髻)가 표현되어 있다.

 

원만한 얼굴에는 가늘고 길게 선각된 눈, 뭉툭한 코, 꽉 다문 얇은 입술 등으로 자비롭고 위엄 있는 부처의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귀는 길어 어깨에 닿아 있고 짧은 목에는 삼도(三道)가 뚜렷하다. 어깨는 넓고 각이 져 당당한 느낌이 들지만 다소 경직되고 위축된 감을 준다.

통견(通肩)의 법의는 좌우대칭으로 양어깨에서 약합을 든 손에 걸치고 다시 불신(佛身) 밑에까지 사선을 그려 흘러내리고 있다. 납작하고 평판적인 신체에 옷은 두꺼워 양감이 없고 평면적이다. 도드라지게 요철을 이룬 옷주름은 평행의 띠주름이 좁은 간격으로 일정하게 배열되어 있다.

 

군의(裙衣)는 신체 정면에서 세 가닥으로 구분되어 평행 U자형으로 조각되었다. 양 무릎에는 동심원형(同心圓形)의 옷주름이 선각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조각 수법은 둔중하고 옷주름은 번잡스러우나 균형 잡힌 장대한 신체라든지 온화한 얼굴 표현에서 사실적인 묘사력이 엿보인다.

 

이 불상의 특징적인 옷주름은 통일신라시대 불상에 유행하던 양식을 극도로 형식화시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무릎에 표현된 동심원문의 옷주름은 삼화령미륵삼존불의 본존이나 영주석교리석불상(榮州石橋里石佛像, 보물 제116호) 등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에서 간혹 나타나던 특이한 수법이다.

 

9262.jpg 이처럼 옷주름이라든지 비교적 사실적 표현에 충실한 얼굴 등은 통일신라시대의 요소를 보여 준다. 그러면서도 좌우대칭적이며 규칙적인 옷주름, 짧은 목과 움츠린 듯한 어깨 그리고 꼿꼿한 직립의 자세 등에서 부자연스럽고 도식화된 현상을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조성 연대는 고려시대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