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63.jpg 충청남도 아산시 읍내동에 있는 고려 시대의 당간지주. 높이 3m.

 

절에 행사가 있을때, 절 입구에 당(幢)이라는 깃발을 달아두는데, 이 깃발을 달아두는 장대를 당간(幢竿)이라 하며, 당간을 양쪽에서 지탱해 주는 두 돌기둥을 당간지주라 한다.

온양시내에서 송악면 쪽으로 3㎞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당간지주는 화강암으로 되어 있으며, 받침부분인 기단(基壇)이 땅 속에 묻혀 있어 마주 세워진 두 기둥만 드러나 있다. 기둥머리는 완만한 곡선을 이루고 안쪽에는 깃대를 단단히 고정시키기 위한 네모난 홈이 파여져 있다. 표면이 심하게 닳아 다른 조각이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가 없으며, 기둥 바깥쪽 두 모서리를 깎아내어 마치 세로줄무늬를 새긴 것 같은 효과를 냈다. 위·아래 기둥의 굵기가 별 차이없이 다듬어져 전체적으로 세련미를 보이고 있다.

 

동서로 마주 서 있는 양 지주의 하단부(下端部)는 땅 속에 깊이 묻혀 있다. 모든 면을 잘 다듬었으며, 측면이나 안쪽과 바깥면에는 아무런 조식(彫飾)이 없고 각 모서리를 죽였다.

 

상단부(上端部)는 안쪽에서 바깥쪽을 향한 4분원(四分圓)의 호형(弧形)으로 치석하여 당간지주의 일반적인 주두형(柱頭形)을 보이고 있다. 간구(杆溝)는 상단부 안쪽 측면에 마련되어 있는데, 장방형으로 길게 구멍이 뚫려 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 중간쯤이나 아래쪽에 이르면서 관통하거나 반쯤 간공(杆孔)을 파는데, 이 곳의 양 지주는 상단부뿐이다. 전면에 아무런 조식이 없고 지주의 굵기에서는 위나 아래가 별 차이 없이 고루 다듬어져 소박한 가운데에서도 세련되고 현출한 작풍을 보여준다.

대부분의 지주들이 상단부보다 하단부가 굵어져서 안정감은 있어 보이나 둔중한 감을 주는 반면에, 이 곳의 지주는 고려시대의 작품이라 해도 상하의 차이가 없는 세련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