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31.jpg 『삼국사기』는 고려 인종 23년(1145)경 김부식이 신라·고구려·백제 3국의 정치적인 흥망과 변천을 중심으로 편찬한 역사서이다.

인종의 명에 따라 김부식의 주도하에 11명이 참여하여 편찬되었다. 이 책이 만들어진 12세기 전반의 상황은 고려 건국 후 200여년이 흘렀고 문벌귀족문화가 절정기에 이르렀으며, 유교와 불교가 서로 어우러져 고려 왕조가 안정되어 있었다. 따라서 자기 역사의 확인 작업으로 전 시대의 역사정리가 필요하였다. 조정에서는 거란을 물리친 후 자신감에 차 있었고 여진의 위협에 대한 강렬한 국가의식이 고조되어 있었다. 또 한편 문벌귀족간의 갈등과 대립이 심각했는데, 분열과 갈등을 국가가 망할 수 있는 원인으로 강조함으로써 현실비판의 뜻과 역사의 교훈을 후세에 알리려 하였다.

현재 전하고 있는 이 책은 옥산서원 청분각에 보관되어 있는데 전 9책 50권이며, 종이의 질은 한지이다. 가로 22.4㎝, 세로 31.5㎝ 크기로 장마다 9행 18자로 짜여져 있다.

이 책은 자체와 판식이 완연히 다른 3종의 판이 혼합되어 있다. 고려시대부터『삼국유사』와 함께 경주부에 전해오던 것을 조선 태조 3년(1394)에 마멸된 것만을 골라 다시 새겼고, 중종 7년(1512)에 와서는 고판 가운데에서 전혀 볼 수 없는 것만을 보완해서 새겼다.

『삼국사기』는 사료가 가장 미약한 부분인 삼국시대를 다루었으며, 현재까지 남아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관찬사서이다. 또한 후대에 편찬된 역사서의 모범이 되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수 있다. 이 책은 통일신라시대를 포함한 한국고대사를 연구함에 있어 일연의『삼국유사』와 더불어 최고의 사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