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6.jpg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술정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5.1m.

 

같은 절터의 창녕술정리동삼층석탑(昌寧述亭里東三層石塔, 국보 제34호)과는 쌍탑이 아니고 별개의 탑이다. 2중기단 위에 세워진 방형 삼층석탑으로 신라 전형양식을 따랐으나 기단의 구성에 특이한 수법을 보이고 있다.

 

하층기단은 지대석과 면석을 한데 붙여서 만든 8매의 석재를 조합한 것인데, 양쪽 모서리에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를 모각(模刻)한 석재 4매를 네 귀에 배치하고 그 사이사이에 탱주(撑柱 : 받침기둥) 2주씩을 모각한 중간석 4매를 끼운 것이다.

두툼한 갑석은 지대석과 마찬가지로 8매의 판석으로 되었으며, 윗면은 거의 수평이고 2단의 굄을 높게 조각하였다.

 

상층기단의 면석 역시 8매의 석재로 구성하였기 때문에 면마다 중간에 작은 판석을 1장씩 끼웠으며 우주를 모각하지 않고 2구식안상(二區式眼象)을 4면에 조각한 것이 특이한 수법이다.

 

지금 남면에는 중간에 끼운 장방형의 중간석 표면에 문비형(門扉形)이 거칠게 오목새김되어 있으나 후세의 조작이 아닌가 싶다. 또, 동면의 중간석은 2단이며, 북면의 그것은 2열로 갈라져 있으나 이것 역시 후세의 보수로 보여진다.

 

상층기단의 갑석은 4등분된 두툼한 판석을 얹은 것인데, 처마는 짧고 두꺼우며 윗면은 거의 수평이고 2단의 모난 굄을 높게 조각하여 탑신을 받치게 하였다. 탑신은 각 층의 옥신과 옥개를 따로 만든 것인데, 옥신에는 우주를 모각한 것 이외에 다른 조식이 없으나 2, 3층이 적당한 비율로 감축되어 안정감이 충분하다.

 

옥개석은 밑에 5단의 받침이 있으며 처마는 수평을 이루었으나 길이가 짧아서 받침 1단의 넓이와 대차가 없을 정도이다. 따라서, 지붕의 곡면이나 네 귀의 반전이 약간 두드러져서 중후한 느낌의 옥개가 된 것 같다. 전각의 좌우에는 풍경을 달았던 구멍이 2개씩 남아 있다.

상륜부(相輪部)는 우주와 갑석형을 모각한 노반(露盤 : 탑의 최상부 옥개석 위에 놓아 복발·앙화·상륜 등을 받치는 장식)과 그 위에 한 돌로 조각된 앙화(仰花)와 보주(寶珠)가 얹혀 있다.

 

이 탑은 기단의 결구와 조식에 특이한 수법을 구사하였으나 정연한 규율성을 잃지 않았다. 탑신부가 약간 중후한 느낌이 있으나 그 체감률이나 기단과의 균형은 대체로 무난한 편이라 하겠다. 이와 같은 특징은 술정리동삼층석탑에 비하여 그 조성연대의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좋은 대조가 되고 있다.

 

이 탑도 원래 소속되었던 절 이름은 전하지 않으나 남쪽 200m 거리에 영지(影池)라는 작은 못이 있어, 이 절터와 관련된 유적으로 추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