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5.jpg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옥천리 관룡사에 있는 고려시대의 불상. 높이 1.1m.

 

절 위쪽의 용선대(龍船臺)에 있는 통일신라시대(9세기) 불상인 관룡사용선대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제295호)을 조형(祖形)으로 하여 고려시대에 만든 작품으로 약사전에 봉안되어 있다.

 

얼굴은 둥근 편으로, 가늘게 뜬 눈, 얼굴 너비에 비해 콧등이 편평한 짧은 코, 짧은 인중과 매우 작게 묘사된 꼭 다문 입은 뺨과 턱에 살이 찐 얼굴 모습과 함께 다소 미련스러운 표정을 보여 준다. 귀는 길어 어깨에 닿았으며, 어깨가 올라붙어 목이 무척 짧다. 두꺼운 삼도(三道)가 가슴 윗부분에 표시되어 있다.

 

무릎 너비는 좁아져서 웅크린 듯한 자세가 되어 불안정하게 보인다. 결가부좌한 하체는 둔중한데, 두 발바닥이 드러나 보이며, 여기에 놓인 손 모양은 변형된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으로 보인다. 왼손은 오른발 위에 놓고, 오른손은 왼발 위에 올려놓았지만 땅을 가리키고 있지 않다.

 

통견(通肩)의 법의는 옷주름이 얕은 선각(線刻)으로 형식화되어, 고려시대의 기하학적으로 추상화되는 불상 양식의 한 단면을 드러내고 있다. 법의 안에는 두 가닥의 접힌 옷자락이 도식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착의법은 13, 14세기 고려 불상들에서 보이는 것으로서 매우 어색하게 표현되었다.

 

대좌의 상대는 마치 귀갑문(龜甲文)처럼 평면 처리한 연화문이 앙련(仰蓮 : 위로 향하고 있는 연꽃)으로 선각되었다. 중대는 팔각으로, 각 면마다 안상(眼象)이 표현되었으며, 하대는 사각형의 받침 위에 복판연화문(複瓣蓮花文)이 복련(覆蓮 : 아래로 향하고 있는 연꽃)으로 간단하게 처리되었다.

 

이 불상의 크기는 용선대석불좌상보다 작지만 전체적인 표현 수법으로 볼 때,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을 모형으로 하여 고려시대에 들어와서 이 지방의 장인이 조성한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불신에 두껍게 회칠을 해서 눈·코·입 같은 미세한 세부는 잘 알아볼 수 없지만, 대좌에는 회칠을 하지 않아서 그 표현 수법이 생생하게 드러나 보인다.

 

각 부의 신체의 비례가 맞지 않아 어색한 점이나, 얼굴·신체·옷주름·대좌 등에서 고려 불상의 특징을 찾아볼 수 있고, 어느 정도 지방적인 양식까지도 반영하고 있어서 고려 후기의 조각 양식을 대변하는 불상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