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7.jpg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신원리 운문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불상. 신체 높이 63㎝, 대좌 높이 41㎝, 광배 높이 92㎝.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이 불상은 대좌와 광배가 모두 갖추어진 완전한 불상이다. 그러나 호분이 두껍게 칠하여져 본래의 모습을 잘 알 수 없다.

두 귀는 짧으며, 얼굴과 어깨가 맞붙어 목이 표현되지 않았다. 좁은 어깨에 가슴은 평판적이다. 항마촉지인의 손은 작고 투박하다. 결가부좌한 하체는 높이가 낮고 양감이 줄어 딱딱하게 처리되었다. 통견(通肩)의 법의(法衣)는 힘이 없이 흐르는 옷주름 선이다. 법의 안에는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끼어 입은 승각기(僧脚岐)가 보인다.

광배는 이른바 주형 거신광배(舟形擧身光背)로 전체적으로 화려한 무늬가 새겨졌으나 단순화되고 도안화되었다. 이 광배 내부에는 두 줄의 凸선으로 두광(頭光)과 신광(身光)을 구획하고 두광 중심부에는 연꽃무늬를 조각하였다. 바깥부분〔外緣部〕은 불꽃무늬만이 표현되었는데, 화려하고 장식적인 9세기 석불의 광배에 비하면 간략화된 것이다. 또한 얕게 조각해서 거의 선각화(線刻化)되고 있다.

상·중·하단으로 구성된 3단의 특이한 각형 대좌 역시 광배와 마찬가지로 9세기 석불좌상의 대좌 형식을 따랐다. 그러나 각 부분의 수법에서 평면적인 조각 수법이 두드러진다. 상대석(上臺石)은 원형으로 14엽(葉)의 연꽃무늬가 앙련(仰蓮 : 위로 향하고 있는 연꽃잎)으로 조각되고 꽃잎 안에는 꽃무늬가 화려하다.

잎과 잎 사이에는 사이 잎이 나타나 9세기 후기의 연꽃잎 표현을 따르고 있다. 이 아래 따로 한 줄의 화문대(花文帶)가 나타난 점이 특징적이다. 상당 부분이 마멸되었으나 하대석으로 조성된 중대석은 육각이며 하대석에는 복판연화문(複瓣蓮花文 : 겹잎의 연꽃잎무늬) 18엽을 조각하였다.

이 불상은 손이라든지 대좌 부분이 마멸되고 파손되었을 뿐만 아니라 두꺼운 회칠이 되어 세부적인 특징이 분명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불신(佛身)은 양감이 줄어 평판적이며, 장식적인 대좌와 광배도 얕게 부조(浮彫)되어 선각화로 진행되고 있다. 사실적인 신체의 비례와는 거리가 먼 불신의 비례라든지, 법의 안에 승각기를 입었으나 힘이 없이 흐르는 옷주름 선 등에서도 시대 차이를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