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제례와 차례

문성식 2015. 7. 6. 23:52

▒ 제례와 차례


▣ 불교의 제사

불교의 제사는 우란분절의 천도재(薦度齋) 의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우란분은 ''거꾸로 매달렸다''는 뜻으로 악업을 지어 아귀세계에 떨어져서 거꾸로 매달려 고통을받고 있는 죽은 자를 위해 공덕 불사를 행하여 그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불교의 제사는 조상님들 영혼이 음식을 잡수시고 자손들의 사는 모습을 살펴보고다시 황천으로 돌아가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천도재 의식 속에서 영가님들이 마음을 밝히는 큰 법문을 듣고 깨달음을 얻어,윤회에서 벗어나 천상세계에 태어나도록 하는 의식으로 발전되었습니다.
불교의 제사 의식은 단지 조상님을 숭배하는 의식에 그치지 않고,하늘의 여러 신[諸天神]과 부처님과 조사 스님들도 정성껏 모시며,불우한 이웃을 보살펴주는 보시바라밀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이 정신은 우란분절의 영향을 받아서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신정과 구정

우리의 달력 문화는 태양의 움직임에 따른 양력과 달을 기준으로 하는 음력이 존재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설날이 전통적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명절이었으나 최근 국가 행사가 모두 양력에 따른 것이다 보니 신정·구정의 개념이 도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동남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음력을 기준으로 하는 설날 명절이 더 보편화 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적으로 농경문화를 가꾸어 왔기 때문에 음력과 관계가 깊습니다.
다시 말해서 달의 영향을 더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조상을 기리고 그 제사를 모시는 행사로서라면 우리 조상의 얼이면면히 흐르는 음력을 기준으로 한 설날을 명절로 보내는 것이더 바람직하다고 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전통 문화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으로설날 차례를 지내야만 하겠습니다.
불교에서도 기도나 모든 행사를 음력에 맞추어 합니다.
특히 과거에는 여성이 신도의 주축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에 여성의 생체리듬 주기와깊은 연관이 있는 달의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이 농경문화의 전통과여성의 생체리듬 주기로 보아 음력에 따른 기도가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생활 패턴이 양력에 의해 지배되고 있음에도 절에서는 음력에 따른 기도법회가 실시되고 있는 것입니다. 태양이 지성적인 면을 상징하고 있는데 반해 달은감성적인 면을 띄고 있습니다. 감성적이고 의지적인 측면이 강조되는 수행법인 기도는음력에 따르는 것이 더 적합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설날 차례

정월은 새해를 맞이하여 한 해의 풍요와 다산, 그리고 안정을 희구하는 시기입니다.
설은 새해의 첫머리이며 설날은 새해의 첫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설과 추석을 가장 큰 명절로 꼽고 차례도 반드시 올리도록 전해오고 있습니다. 차례란 간단하게 차(茶) 한 잔 드리는 예식으로 엄밀한의미에서는 제례에 속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점차 제례를 본받아 따르게 되어 제사라 여겨지게 되었습니다. 다른 제사에서는 3헌이라하여 술 석 잔을 올리는데 비해 차례는 술 한잔을 올리며 축문을 읽지 않습니다. 불교에서는 제례를 지낼 때 차를 올리며 술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영가 조상님께도 절을 세 번 합니다. 우리가 차례를 지냄으로써 조상을 추모하고,조상의 은덕과 음덕을 감사하는 것은 생(生)을 받은 자의 가장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라 하겠습니다.

▣ 제야의 종과 108번뇌

양력 12월 31일 밤 자정을 기해 보신각에서는 33번의 종을 쳐 지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의식을 거행합니다. 그러나 절에서는 제야의 종을 108번을 친다고 합니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제야에 108번의 종을 울립니다.
107번까지 12시 59번에 치고 1월 1일 0시에 108번째 종을 칩니다.
108은 번뇌의 숫자이며 과거, 현재, 미래 삼세의 모든 생명체가인식하는 모든 것입니다. 12월 31일 밤 12시 59분까지는 107의 고(苦)를 살았다면1월 1일 0시부터는 108의 즐거움으로 살자는 각오가 제야의 종 108번 치기에 담겨있습니다.
요즈음에는 108번을 줄여서 33번을 치는데 33번은 불교의 33천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33천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 위에 위치한 33개의 하늘을 통틀어 말하며 도리천이라고 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불법 속에서 살며 음욕이 없고 수명이 긴 곳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생모이신 마야부인도 돌아가신 후에 이 곳 33천에 올라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제야의 종을 33번 치는 것은 중생의 소망이 33천까지 울려퍼져 오는 해에는범죄와 비행이 없는 세계가 되어 주기를 소망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108번뇌가 108복락이 되고 33천의 기쁨이 이땅에 내려오기를축원하는 행사가 제야의 종입니다.


▣ 설날 7일 기도

중생세계의 시간단위는 1년입니다.
설날은 그 1년의 시작이므로 설날의 기도는 그해를 위해 씨를 뿌리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새해 인사로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하는 것은 지어 놓은 복이 많이 없으므로복을 많이 지어 그 복을 받으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설날 7일 기도를 통해무량한 복을 지으면 필요한 순간에 그 복을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 점이 모여 선으로, 선이 모여 면으로, 면이 모여 입체로,
입체가 모여 광대무변한 우주로 이어질 때 한 단계를 거칠 때마다엄청난 승수의 효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와 같이 기도를 할 때도 혼자서 하는 것보다
여러 사람과 같이하면 승수효과를 가져와 의식이 공명하기 때문에 불보살님과 의식을맞추기가 쉽습니다. 나홀로 집에서 하는 기도보다는 가정법회에서 법우들과 같이 하는기도와 공부, 나아가서는 훌륭한 기도도량에서 많은 사람들과 같이 기도하면 더욱 더큰 승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설날 7일 기도에 입재하여 전가족이 나와서 기도하면 더욱 좋겠지만 가족은 같은 파장을 지니므로 가족 중의 한 사람이라도 나와기도하면 그 가정에 무량한 복덕이 깃들 것입니다.
 
*道窓스님*合掌 道窓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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