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귀동봉림사지석탑.jpg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봉곡동에 있는 석탑. 높이 2.7m. 

 

 ≪창원군지≫에 따르면, 이 석탑은 본래 창원시 봉림동에 있는 봉림사지에 있었다고 하는데, 일제강점기에 반출되어 부산으로 팔려갔다가 다시 현지로 돌아왔다고 한다.

 

이후 관리 소홀로 파괴가 심해지자 1960년 창원교육청에서 현재의 위치로 옮겨 오늘에 이르고 있다. 기단부(基壇部)는 여러 차례의 이전을 거치면서 파손되어 현재는 일부 부재와 갑석만을 볼 수 있다. 갑석은 1장의 판석으로 구성되었는데, 중앙에는 각형(角形) 2단의 탑신받침을 조출하였다.

 

상면은 경사지게 처리하여 네 귀퉁이의 합각선이 뚜렷하다. 탑신석과 옥개석은 각각 하나의 석재로 구성되었다. 초층탑신석은 2조각으로 깨어진 것을 접착하여 놓았는데, 양 우주(隅柱)가 새겨져 있다.

2층탑신에는 문비형(門扉形)이 새겨져 있는데, 절대 다수의 석탑이 초층탑신에 새겨져 있음을 볼 때 특수한 예라 생각된다. 옥개석은 부분적으로 파손되었으며, 하면에는 층마다 각형 3단의 옥개받침이 조출되어 있다. 낙수면의 길이가 폭에 비해 알맞은 반면, 경사가 급하다.

처마는 수평을 이루다가 전각(轉角)에 이르러 약간의 반전을 보이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둔중한 느낌을 주고 있다. 정상에는 노반(露盤)과 복발(覆鉢)·보주(寶珠)가 놓여 있다.

 

석탑이 있던 봉림사지는 통일신라시대에 성립된 구산선문(九山禪門)의 하나로 현욱(玄昱)이 창건했다고 전한다. 이곳에서 1919년에 반출된 진경대사보월능공탑(眞鏡大師寶月凌空塔, 보물 362호)과 진경대사보월능공탑비(보물 363호)가 현재 경복궁 경내에 보존되어 있는데, 절터에는 반출 당시에 세운 표석(標石)이 남아 있다.

전체적인 양식과 조립 수법으로 보아 고려시대 중반 이후에 건립된 석탑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