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99.jpg 경상남도 창녕군 창녕읍 송현리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불상. 높이 1.37m.

 

바위를 광배로 이용한 일종의 마애불(磨崖佛)이다. 전체적으로 풍만감이 있어 보인다. 양 무릎 폭이 넓어서, 육계(肉髻) 끝과 무릎이 거의 정삼각형에 가까운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수인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하였다. 이 항마촉지인은 중국에서도 당나라 이후 인도의 불상 양식이 도입되면서부터 크게 유행하였고, 우리 나라에서는 군위석조삼존불상(軍威石造三尊佛像)을 시초로 하여 석굴암본존불상(石窟庵本尊佛像)을 중심으로 많이 출현하였다.

 

소발형(素髮形)의 머리에, 이례적으로 한 선을 두른 큼직한 육계가 있다. 얼굴은 크고 두 뺨이 풍만하며, 귀는 어깨까지 늘어졌다. 약간 긴 듯한 목에는 삼도가 표현되지 않았다. 넓고 당당한 어깨는 다소 움츠린 듯한 자세이다. 이 어깨에 따라 벌어진 팔과 가슴은 넓고 풍만하지만,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이 든다.

 

지나치도록 넓게 결가부좌(結跏趺坐)한 하체는, 뭉뚱그려 조각하였으므로 다리의 근육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마치 육중한 상체를 받치고 있는 힘없는 받침대 같은 인상을 준다. 이러한 신체에 걸쳐진 법의는 우견편단(右肩偏袒)으로 얇게 몸에 밀착되었다.

 

팔이나 가슴에 묘사된 옷주름 선은 비교적 유려한 편인데, 계단식 의문(階段式衣文)을 형성하였으므로 사실성이 덜해 보인다. 대좌는 암석을 그대로 이용하였다. 광배는 보주형(寶珠形)으로 생긴 암석을 다듬어서 문양 없이 광배형으로 만들었다.

 

대체로 이 불상은 얼굴·자세, 얇게 밀착되는 옷주름 등에서 석굴암본존불과 다소 친연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석굴암본존불 계열의 양식을 모방한 작품으로 보인다. 그보다는 사실성이 줄어들고 힘이 빠진 듯한 신라 말기의 조각 양식을 그대로 보여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