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29.jpg 경상북도 경주시 서악동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귀부. 높이 1.04m.

 

태종무열왕릉 남쪽 길 건너편에 있는 것으로, ≪삼국사기≫ 열전이나 서악서원(西岳書院) 영귀루(永歸樓) 북대(北臺)에서 발견된 각자비편(刻字碑片)의 상태로 미루어보아 김인문(金仁問)의 묘비로 추정된다.

 

네 발 대석을 힘있게 디디고 있는 귀부는 목을 앞으로 길게 빼었는데, 위아래 실상화문(實相華文)을 장식하였고 사실적으로 표현한 다섯 가닥의 목주름살이 자연스럽게 표출되어 있다.

 

눈 주위에는 구름문양을 장식하였고 입의 아래턱부분 양쪽에 수염과 비운문(飛雲文)을 장식하여 귀두(龜頭)를 돋보이게 하였다. 큼직한 육각으로 된 귀갑(龜甲)은 조각솜씨가 뛰어나며 귀갑 안에는 연륜을 나타낸듯 갑층(甲層)을 중첩되게 조출하여 사실적으로 느껴진다.

전체 귀갑의 외연(外緣)에는 비운문을 돌렸고 비운문대의 바깥쪽에 연주문대(連珠文帶)와 같은 한가닥의 띠를 돌린 것이 특색이다. 귀갑의 중앙에는 연화문좌의 장방형 비좌(碑座)가 마련되어 있는데, 좌우 양쪽에는 탑의 기단부에 흔히 보이는 동자주(童子柱 : 세로로 세우는 짧은 기둥)와 우주(隅柱 : 모서리기둥)를 조각하였다.

 

앞발과 뒷발이 모두 5가락식〔五瓜式〕으로 되어 있는 것이 태종무열왕비 귀부와는 다르지만 기교면에서는 쌍벽을 이루고 있다. 건립연대는 대략 삼국통일 초인 7세기 중반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