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46.jpg 충청남도 보령시 미산면 성주리 성주사지에 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탑. 높이 6.6m.

 

성주사는『삼국사기』에 나오는 백제 법왕 때 창건한 오합사(烏合寺)가 이 절이었다고 하며, 통일신라 문성왕대에 당나라에서 돌아온 낭혜화상이 이 절의 주지가 되어 번창시키니 왕이 ‘성주사’라는 이름을 내려주었다 한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타서 현재는 절터만 남아 있다.

이 절의 금당터로 보이는 곳의 앞에 서 있으며, 뒤로 3층 석탑 3기가 나란히 서 있는데, 서로 층수만 다를 뿐 만든 솜씨는 비슷하다.

 

신라시대의 전형석탑에 비하여 많은 변형을 보이고 있으나 절터에 함께 전해 오고 있는 다른 석물들을 볼 때 통일신라 말기의 석탑으로 추정된다.

 

이 탑은 2층기단 위에 5층의 탑신부(塔身部)와 상륜부(相輪部)를 조성한 일반형 석탑으로서, 지대석(地臺石) 위에 여러 장으로 구성된 하대석(下臺石)을 놓고 그 위에 1층기단 면석(面石)과 우주(隅柱)·탱주(撑柱)를 모각(模刻)한 부재를 받고 있다.

1층기단의 갑석(甲石)은 4매의 판석재(板石材)로 이루어져 있는데, 윗면은 현저하게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중앙에는 3단의 기단받침을 갖추고 있고 중단에는 호형(弧形)과 몰딩(moulding : 테두리장식)을 이루고 있으며 하단과 상단은 각형(角形)의 받침으로 되어 있다.

2층기단은 1층기단보다 훨씬 높으며 면석은 4매의 판석으로 조각되었고 각 면에는 우주와 탱주가 모각되었다. 상대 갑석은 하대 갑석보다 좁으며 밑에는 부연(副椽 : 탑의 기단의 갑석 하부에 두른 쇠시리)이 있고, 상면에는 뚜렷한 경사면을 이루고 있으며 중앙에는 별개의 3층 굄받침을 갖추고 있다.

 

9748.jpg 초층탑신과 기단 갑석 사이에 별개의 굄대가 있는 것이 이 탑의 특징인데, 이와 같은 부재를 구비한 석물로는 동화사비로암삼층석탑(桐華寺毘盧庵三層石塔, 보물 제247호)을 비롯하여 월정사팔각다층석탑(月精寺八角多層石塔, 국보 제48호)·개선사지석등(開仙寺址石燈, 보물 제111호) 등에서 그 유형을 찾아볼 수 있다. 굄대의 모양은 마치 밑은 소로〔小累〕와 같이 내곡(內曲)된 굽을 취하고 상면에는 몰딩을 이룬 탑신굄을 각출하였다.

 

탑신에는 우주를 돋을새김으로 표현하였으며 나머지 2층 이상의 탑신 역시 같은 모양을 취하고 있으면서 우아한 체감률을 보이고 있다. 옥개석(屋蓋石)은 비교적 좁은 편으로 받침은 각 층 4단이며 추녀 밑은 거의 수평을 이루다가 모퉁이에서만 가벼운 반곡(反曲)을 보이고 있다.

 

9747.jpg 옥개석의 윗면은 완만한 낙수면을 이루고 있으며 전각(轉角)의 반전은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고 있고 정상에는 1단의 굄이 있다. 상륜부에는 노반이 놓여 있고 보륜(寶輪)과 보개(寶蓋)는 없어졌다.

이 탑은 9세기 후반기에 조성된 특징을 지닌 작품으로서 전형석탑이 각 부 변형을 보이면서 고려시대 석탑으로 이행되어가는 과정을 보여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