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이야기

암을 이기는 식품(3)-토마토/ 김치/ 들깨와 들깻잎

문성식 2010. 10. 2. 12:54

 

 

⑦토마토

활성산소 없애는 라이코펜이 암 억제 날 것보다 조리 가공해 먹는 것 더 효과

(부산=연합뉴스) 토마토는 중앙아메리카와 멕시코 등지에서 재배되다가 16세기에 스페인으로 전파된 후 이탈리아와 동지중해 지역의 식탁에서 애용돼 온 식품이다.
중간 크기의 토마토 한 개는 약 25kcal정도로 칼로리가 낮지만 다른 식품에 비해 영양소가 풍부하고 특히 항산화영양소인 비타민 C와 비타민 A전구체인 카로테노이드가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실제로 토마토를 많이 사용하는 지중해 지역, 특히 남부 이탈리아와 그리스 지역에서는 유럽의 다른 지역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과 전립선 암 등 식습관과 연관된 암의 발생률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탈리아 학자 지오바누치(Giovannucci) 등이 5만 명을 대상으로 6년 간 추적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46가지의 채소, 과일 및 그 제품 중 토마토소스, 토마토, 피자, 딸기가 전립선 암의 발생 위험을 낮추어주고 후속 연구에서도 이와 유사한 결과들이 확인됐다.

토마토와 토마토 가공제품에는 카로테노이드의 일종인 라이코펜의 함량이 매우 높다.
그러나 라이코펜은 카로테노이드 중 잘 알려진 베타카로틴에 비해 활성산소를 없애는 능력이 2배에 달하고 이러한 항산화능력으로 인해 암의 발생을 억제하는데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체내에서는 산소 소모를 통해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대사과정이나 외부에서 침입한 이물질을 제거하는 면역기능을 수행하면서 활성산소를 생성하게 되고 이렇게 생성된 활성산소는 체내의 항산화효소 또는 항산화물질에 의해 제거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체내 항산화 방어체계가 원활하지 못한 경우에 세포 손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 조직이 암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근에 발표된 논문에서는 하루 1회 토마토소스 파스타를 3주간 섭취하게 한 결과 혈중 임파구 및 전립선조직의 산화손상이 감소하는 것이 관찰돼 라이코펜은 단기보충에 의해서도 그 효과를 볼 수 있음이 증명되었다.
이외에도 라이코펜은 암세포의 고사와 세포 주기 조절을 통한 항암효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식품 내의 라이코펜 함량은 토마토 페이스트가 가장 많아 100g 당 55.45mg 이며 다음으로는 토마토소스 및 토마토케첩> 토마토퓨레 > 스파게티소스 > 토마토주스 > 토마토의 순이다.
자몽과 살구에도 라이코펜이 미량 함유되어 있다.
토마토는 날 것일 때보다 조리, 가공하였을 때 생물학적 활성이 더 높으며 물에 잘 녹지 않고 기름에 녹는 지용성이라 기름과 함께 조리하면 흡수·이용이 더 쉽다.

한편 지금까지 라이코펜에 의한 심각한 독성은 보고된 바 없어 비교적 안전한 성분인 것으로 간주되고 따라서 토마토는 암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우수한 식품이 될 수 있다.
(성미경 교수 = 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⑧김치

유산균 정장작용으로 대장암 예방
적당히 익었을 때가 효과 가장 커

(부산=연합뉴스) 김치를 먹으면 '암을 예방하고 살이 빠지며 피부도 예뻐진다'는 효능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다.
10년 전만 해도 짜고 매운 김치는 위암이나 뇌졸중의 원인이 아닐까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 그 오명을 완전히 벗게 되었다.
필자의 연구에 의하면, 김치에서 암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으로 의심되었던 고춧가루의 매운 맛을 내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암을 일으키지 않았고, 오히려 암 발생을 억제하였다.

또 배추 내에 존재할 수 있는 질산염과 이로부터 생성될 수 있는 아질산염 및 니트로소아민(발암물질)은 익은 김치까지 추적해 보아도 극 미량(0.04ppb)이었으며 김치 발효 중 파괴.제거되었다.
한편 고농도의 소금(8%)처리 김치추출물은 MNNG라는 위암 발생 가능 발암물질과 함께 처리되었을 때 돌연변이 유발성이 증가되었다.

결국 김치에서 고농도의 소금과 발암물질이 함께 존재하면 발암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었다.
일본학자들도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소금 자체는 암을 일으키지 않지만 MNNG와 함께 있을 때는 암 발생을 돕는 효과가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김치의 정상 소금농도 3%이내에서는 돌연변이 유발성을 오히려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김치 내의 항암물질이 이러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하겠다.
김치는 십자화과 채소인 배추가 주원료이고 마늘, 생강, 파, 무 등 항암식품들로 만들어진다.
김치는 사용되는 재료가 항암식품일 뿐만 아니라 김치 숙성 과정의 유산균 발효에 의해 김치 국물 1㎖ 당 약 1억 마리의 유산균과 항암 발효 산물들이 생성된다.

김치가 적당히 익었을 때 암 예방효과가 가장 크며 김치유산균들은 대장까지 내려가 나쁜 균을 죽이며 장의 건강을 유지하는 정장작용을 하므로 대장암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두 알고 있듯이 과거에 김치를 많이 먹은 한국인은 대장암발생이 극히 드물었다.

김치유산균은 대장에서 발암물질의 생성을 억제하고 김치의 식이섬유소에서 단쇄지방산을 만들어 아폽토시스(암세포의 자살 유도)를 일으켜 암 발생을 줄인다.
김치는 시험관실험, 동물시험 등에서 암 예방효과가 있음이 여러 번 증명되었다. 아메스실험, SOS 실험, 세포의 발암계실험, 초파리실험, 쥐를 이용한 항암실험과 암세포 전이실험 등에서 암 예방 및 항암 효과를 나타내었다.

그리고 암세포에서 아폽토시스를 일으키고 암세포 주기에서 성장을 억제했으며 암 관련 유전자의 신호전달의 차단 등에 관한 연구에서도 항암효과가 확인되었다.
김치의 항암물질로는 배추에서 유래된 이소티오시아네이트, 인돌 3-카비놀, 베타시토스테롤, 비타민 C 등이 있고 그외 재료로부터 온 함황화합물 카로티노이드, 후라보노이드, 비타민 E, 셀레늄, 식이섬유소, 불포화지방산, 유산균 등이 있다.

그러나 이런 암 예방효과는 김치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더 많이 높아질 수 있다.
몇 가지 예로 소금을 사용할 경우 정제염보다는 간수를 뺀 천일염이 좋으며, 그보다는 열로 처리한 가공염인 구운소금, 죽염(1회)으로 김치를 담갔을 경우 암예방효과가 더 좋다.

재료 또한 중요한데, 일반배추보다는 유기농배추를 사용하면 암 예방 효과가 증대된다.
이는 유기농배추가 어려운 환경에 재배되면서 항암효과가 높은 여러 식품화합물을 만들기 때문이다.
항암 효과를 높이려고 겨우살이 추출물 등 항암기능이 높은 물질을 양념에 첨가하고 저온(5℃)에서 발효시키면 암 예방효과는 더욱 높아진다.
(박건영 교수 =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대한암예방학회 회장)




⑨들깨와 들깻잎


유방암과 대장암 발생억제 효과 커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

(부산=연합뉴스) 들깨와 들깻잎은 한국인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식품이다.
동의보감에 보면 들깨는 몸을 덥게 하고 독이 없고 기(氣)를 내리게 하며 기침과 갈증을 그치게 하고 간을 윤택하게 해 속을 보하고 정수(精髓), 즉 골수를 메워준다고 하였다.
또 들깻잎은 속을 고르게 하고 취기를 없애 상기해수(上氣咳嗽)를 치료하고 벌레 물린 데 또는 종기에도 찧어서 붙인다고 나와있다.

들깨는 지방 40%, 단백질 16%, 당질 20%, 식이섬유 18%로 지방이 가장 많다.
구성지방산으로는 리놀렌산이 54%, 리놀레산이 13%, 올레산이 19% 함유되어 리놀렌산이 주성분이다.
들깨기름에는 페리라알데하이드, 리모넨, 페리라케톤 등이 0.3~0.8%나 들어있어 들깨의 독특한 향미를 나타낸다.

들기름의 주성분인 리놀렌산은 리놀레산과 함께 인체에 꼭 필요한 필수지방산으로, 부족하면 성장저해.불임.피부질환이 나타날 수 있다.
리놀렌산은 오메가 3지방산으로 항돌연변이효과 및 암세포증식억제 등 암예방 효과가 있는데, 특히 유방암과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으며 신경계의 필수지방산으로 시신경에도 영향을 주며 학습능력을 증진시키고 치매예방 효과도 갖는다.

들기름은 면역능력을 증가시키고, 암의 자연발생을 억제하며 암세포의 혈관 신생 등을 억제하는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쥐 실험을 통해 밝혀졌다.
들깨가루는 불용성 식이섬유소를 많이 갖고 있어 발암물질을 만나면 결합을 통해 제거하고 들깨 내의 푸라보노이드는 발암물질에 의한 돌연변이성을 현저히 억제하였다.

들깨가루를 식이로 동물실험을 한 결과 대장암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
최근 미국에서는 아마씨유를 암예방 식이로 추천하고 있는데 지방산 조성이 들깨기름과 거의 비슷하다.
들기름은 고도불포화지방산이어서 산화작용으로 쉽게 산패를 일으킬 수 있는데 착즙된 들깨유를 냉장고에 보관하면 한 달까지 안전하고 종자로는 실온에 저장해도 매우 안전하다.

들깻잎은 불고기, 갈비, 생선회 등을 먹을 때 잘 어울리는 채소이다.
들깻잎은 고기에 함량이 낮은 비타민 A와 C, 칼슘 등의 급원이 되고 쇠고기에 많이 함유된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을 제거해 준다.

일본에서 들깻잎과 비슷한 자소(紫蘇)잎이 채소로 이용될 뿐 들깻잎을 식품으로 이용하는 나라는 한국외에는 없다.
들깻잎은 비타민과 칼슘 외에 철의 급원이기도 하며 엽록소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데 이 초록색 엽록소는 항산화작용, 돌연변이 억제 및 항암작용 등을 나타낸다.

파이톨도 암예방효과를 내는 물질이며 그 외 안토시아닌 등 푸라보노이드 색소도 많이 들어 있다.
들깻잎의 페리라알데히드와 리모넨 등의 향기는 생선의 특수냄새 제거에 관련이 있어 생선과 육류의 비릿한 냄새나 느끼한 맛을 없애주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필자의 연구 중 우리가 식용하는 30여 종의 채소 중 들깻잎은 암예방효과가 가장 좋은 채소 중 하나였다.
들깨와 들깻잎은 지구상에서 한국 민족이 가장 많이 먹는다.

독특한 향미와 암예방기능을 가진 들깨와 들깻잎은 한국인을 위한 중요한 암예방 식품이다.
(박건영 교수 = 부산대 식품영양학과, 대한암예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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