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가정

부부싸움의 레드카드

문성식 2014. 1. 17. 15:25


    [가정생활의 행복찾기] 부부싸움의 레드카드 갈등은 가족간의 의견이나 관심이 다르고 동시에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있기 때문에 생긴다. 모든 결혼생활에서 갈등은 있게 마련이다. 사랑한다고 갈등이 없는 것도 아니고 갈등한다고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갈등을 해결하지 않은 채 지나가면서 작게 시작한 것도 뿌리가 깊어져서 크게 악화돼 집안 분위기를 망친다. 부부갈등의 원인은 무엇인가. 세계평화, 월드컵, 대통령선거, 남북통일 등 거창한 것이 갈등의 원인은 아니다. 아주 사소한 일에서 갈등은 시작된다. 특히 양가의 가족들을 비하하는 발언은 독약이다. 40대의 한 부부는 요즘 각방을 사용하고 있다. 아내의 오빠가 뒤늦게 사업을 한답시고 시작한 유통업이 실패로 끝나면서 보증문제로 부부가 갈등을 겪고 있었다. 아내는 친정에 집보증을 서준 것에 대해 마음이 영 편치 않았다. 남편 보기가 민망스러웠다. 요즘 남편이 좀 늦게 귀가하고 가정일에 소홀해도 그냥 꾹 참고 지냈다. 그런데 술에 취해 귀가한 남편이 아내를 향해 기어이 독설을 퍼부었다. “당신 집안사람들은 왜 이 모양이야. 제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면서 무슨 사업을 한다고….” 이 말이 아내의 가슴에 정통으로 박혔다. 그깟 보증 하나 서준 것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래 네 집 식구들은 얼마나 잘났냐. 아내는 속이 뒤집혔다. “당신 말이 좀 심한 것 아닌가요.” “심하긴 뭐가 심해.” 이 싸움은 급기야 인신공격으로 번졌다. 그리고 그날부터 아내는 남편의 곁을 떠나 거실에 새로운 삶의 둥지를 차렸다. 갈등은 갈등 그 자체로 끝나야 한다. 양가의 약점을 들먹이는 것은 아주 비열한 행위이다. 그것은 부부싸움의 레드카드다. 퇴장명령인 것이다. 남편은 아내를 보호하고 사랑해야할 책임이 있다. 아내와 함께 고통을 나누며, 아내를 낳아준 부모님을 함께 걱정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래서 한 가정의 가장이 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부부간의 사소한 일들은 작지만 파급효과가 크다. 신발 속에 조그만 모래 한 알이 들어가면 얼마나 성가시고 귀찮은가. 같은 공간과 시간, 경제적 문제, 자녀문제 등 모든 것을 공유하는데 이는 친밀감과 귀찮음이 모두 내포되어 있다. “당신 친정은 왜 그래. 처남하는 짓이라니….” 이런 말은 독약이다. 이런 말을 들은 아내가 시댁식구들을 잘 보살필 수가 없다. “당신 천국이 왜 천국인 줄 알아요? 그곳은 시어머니가 없기 때문이에요. 당신 어머니의 간섭은 정말 지긋지긋해요.” 아내가 이렇게 말하는데 남편의 입에서 좋은 말이 나오겠는가. 그러나 실력있는 남편은 참는다. "그게 다 당신한테 관심이 있고 사랑하기 때문에 그런거잖아? 당신이 좀 이해하구려.“ 사실 아내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에도 절한다는 말이 있다. 그것은 맞는 말이다. 아내의 역할에 따라 남편의 태도가 달라진다. 많은 부부들은 그들이 어떤 갈등이 있는지 모르는데 문제가 있다. 행복한 부부생활을 영위하려면 우선 부부의 갈등을 정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양말 속의 모래알 같은 아주 작은 것에 고통당하며 사는 부부가 많다. 부부는 서로 위로자이다. 한쪽이 아프면 다른 쪽도 아프다. 그것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것은 이미 병들어 있는 것이다. 고백하자, 나의 아픔을…. 들어주자, 내 인생의 동반자의 신음소리를…. 노사장 부부가 우리가 주최한 부부세미나에 참석했다. 노사장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는 성씨가 ‘노’인데 모든 것을 노노(No No)할 만큼 까다로웠어요. 그러나 아내가 나를 다 받아주었답니다. 우리는 결혼한지 31년이 됐는데도 한 번도 부부싸움을 안했어요. 이만하면 행복한 부부가 아닌가요?” 그러자 옆에 낮아 있던 부인이 말을 받았다. “네, 싸움은 안했지요. 그러나 썩은 내 속을 누가 알겠어요.” 남편은 행복하다는데, 아내는 속이 까맣게 탔단다. 이것이 오늘날 많은 부부들의 모습이다. 이제 썩은 속을 모두 보여주며 살자. 아픔과 기쁨을 부부가 함께 느껴야 한다. 두상달/김영숙 부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