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만들 때 절대 빠질 수 없는 소금은 크게 천일염과 정제염, 맛소금으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좋은 소금은 당연히 천일염이다. 천일염은 갯벌에 바닷물을 가두어 자연 증발시킨 것으로 햇빛, 바닷물, 갯벌, 염전 중 한 가지만 빠져도 천일염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흔히 천일염이 하얀색을 띠면 표백을 한 것이어서 좋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검은색보다는 흰색을 띠는 소금이 더욱 위생적이다. 소금을 만드는 과정에서 결정지 염판을 깨끗하게 청소하여 갯벌 성분이 많이 섞이지 않으면 흰색을 띠고 갯벌 성분이 많이 섞이면 검은색을 띠기 때문이다. 보통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지 않은 5월에서 8월 사이에 생산되는 소금이 염도가 강하면서 쓴맛이 나지 않아 식용으로 가장 적당하다.
천일염과 정제염
천일염은 갯벌에 바닷물을 가두어 자연 증발시킨 것으로 햇빛, 바닷물, 갯벌, 염전 중 한 가지만 빠져도 천일염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출처: JJ Harrison at en.wikipedia.org>
그러나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소금은 정제염이다. 천일염과 정제염의 차이는 천연조미료와 화학조미료의 차이를 떠올리면 된다. 햇빛과 바닷물, 갯벌이라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이용해 만드는 천일염과는 달리 정제염은 바닷물을 전기분해해서 염화나트륨을 얻은 뒤 불순물을 제거해 완성한다. 이때 주로 암염을 사용하는데 이 암염은 바닷물에서 물이 증발하여 땅속에 묻힌 소금덩어리를 잘게 부수거나 가공한 소금을 말한다.
천일염은 칼슘이나 마그네슘, 아연, 칼륨과 같은 무기질이 풍부하다. 그래서 체내에 흡수되면 고구마, 우유, 무, 배추 등에 들어 있는 칼륨성분에 의해 나트륨이 대부분 배설된다. 그래서 성인병으로부터 우리 몸을 지킬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오로지 짠맛만 남아 버린 정제염의 사정은 다르다. 기계를 이용해 만드는 정제염은 99.8%의 고염도 소금이다. 참고로 국내산 천일염은 80%의 염도를 띤다. 예전에 볶은 소금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것 역시 수입 정제염에 제한된 문젯거리이다. 천일염을 200~500도 이하에서 서서히 볶으면 좋은 소금이 되지만, 수입 정제염을 700도 이상 고열에 단시간 볶으면 불순물, 납, 비소 등이 눌어 붙어 몸에 해로운 성분들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맛소금은 소금을 보송보송하게 방습처리를 하고 표백하여 L글루타민산을 첨가하여 만든다. 구이김에 사용한 소금이나 치킨집의 소금을 떠올리면 그 맛을 금세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정확한 통계가 나온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대부분의 맛소금이 정제염으로 제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1. 왕소금: 배추, 무 절일 때, 간장, 메주 담글 때 사용한다.
2. 볶은 소금: 천일염의 불순물을 제거한 뒤 200~500도에서 1시간 정도 볶은 것으로 나물무침과 조림, 구이김, 생선구이용으로 사용한다.
3. 볶은 왕소금: 생선구이, 고기구이를 할 때 사용한다.
4. 생꽃소금: 왕소금을 분쇄한 고급 소금으로 국물요리에 좋다. 그러나 시중의 꽃소금은 대부분 수입품으로 화학적인 미네랄을 첨가했으니 주의해야 한다.
5. 죽염: 소금의 오염물질과 독성을 제거하는 대신, 천연 약성을 돋우기 위해 천일염을 대나무 통 속에 넣어 송진 관솔불에 아홉 번 구워낸 것으로, 소금의 불순물이 빠져나가고 유익한 성분만 남는다. 아홉 번 대나무통에 굽는 과정에서 유황성분이 많은 대나무의 특성으로 중금속이 배출되고 짠맛도 덜하게 된다. 비염과 축농증이 있을 경우 미지근한 물에 타서 콧속에 넣어주면 좋다.
6. 자염: 우리나라 전통 소금 채취법으로 바닷물을 가마솥에 끓여 만드는 소금으로 태안의 자염이 유명하다. 쓴맛과 떫은맛이 없고 짠맛도 덜하다. 미네랄 함유량이 천일염보다 높아 예전에는 궁중에서만 사용했다는 고급 소금이다.
7. 함초소금: ‘바다의 인삼’이라 불리는 함초는 염전에 자생하며 광합성을 하기 때문에 짠맛이 나지만, 일반적인 소금처럼 쓰면서 짜지 않고 달면서 짠맛이 나는 기능성 소금으로 초록색을 띤다.
세계에서 생산되는 소금 중 30%만이 천일염이다. 나머지는 기계에 의해 만들어지는 정제염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내산 천일염은 10% 정도만 생산되고 나머지는 중국이나 인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기계로 만든 정제염으로 채워지고 있다.
소금, 양날의 칼
소금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성분이지만, 많이 섭취했을 경우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양날의 칼을 가진 존재이다. 그러므로 좋은 소금을 적당히 조절하여 먹어야 한다. 특히 유아기에 소금의 함량이 높은 식품에 길들여지면 어른이 되어서도 각종 성인병에 쉽게 노출될 수 있으므로 아이들의 소금 섭취는 조금 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소금은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성분이지만, 많이 섭취했을 경우 각종 성인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양날의 칼을 가진 존재이다. <출처: gettyimages>
수입 천일염은 국내산 천일염에 비해 5~10배 이상 비싸다. 그러나 영양성분, 즉 미네랄 등의 차이는 외국산이나 국내산이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러므로 굳이 가격이 비싼 외국산 천일염을 먹을 필요는 없다.
그런데 천일염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염전에 보통 빗물과 바닷물이 고이게 되면 이끼가 끼는데, 이것을 쉽게 제거하기 위해 염산을 뿌리는 경우가 있다. 그것이 고스란히 소금에 묻어나는 것이다.
또 소금을 생산할 때는 염전바닥에 황토를 깔아 토판염을 만들어 이용하는데, 이렇게 하면 미네랄이 더욱 풍부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토판염은 보통의 소금보다 가격이 5배 이상 비싸다. 그런데 요즘에는 황토와 소금을 분리하는 게 어렵다는 이유로 검은 비닐이나 장판을 깔고 작업을 한다. 이렇게 하면 직사광선이 내리쬘 때 검은 비닐이나 장판에서 환경호르몬이 새어나올 수 있어 염려가 된다.
천일염이라고 해서 다 좋은 건 아니다.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출처: Sandip Dey at en.wikipedia.org>
소금을 보관하는 창고의 지붕이 석면으로 되어 있어 비가 올 때 석면이 소금에 스며드는 경우도 있다. 이른바 석면소금이 되는 것이다. 잘 알다시피 석면은 발암물질이기 때문에 접촉하지 않을수록 좋다.
중국산 소금을 염전에 뿌리고 다시 거둬 들여서 원산지를 국내산으로 표기하는 경우도 다반사이다. 화학적으로 만든 공업용 소금을 들여와 국내산 천일염으로 둔갑시켜 버젓이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도 셀 수 없이 많다. 사실 이러한 것은 국가적으로 나서서 철저히 단속을 하기 전에는 일반 소비자가 어찌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더욱 답답하다. 생산과정과 유통경로가 확실히 보장되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 이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매스컴에서 각종 성인병의 주범으로 소금을 지목하고 염도가 높은 음식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를 주는 경우가 많다. <출처: gettyimages>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금을 많이 먹으면 몸에 좋지 않다고 알고 있다. 매스컴에서 각종 성인병의 주범으로 소금을 지목하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러나 천일염은 천연 미네랄이 풍부하기 때문에 칼륨 성분이 풍부한 식품과 함께 먹으면 대부분 체내에서 배출된다. 고혈압의 원인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혈압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좋은 천일염은 중금속과 같은 독성물질을 중화하고 해독하며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소금이 무조건 해로운 것은 아니다. 소금의 섭취량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소금을 먹느냐가 건강을 좌우하는 관건이 되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네랄이 충분히 들어 있는 천일염은 짜지 않고 뒷맛이 달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김치를 잘못 담그면 김치에서 쓴맛이 느껴지는데, 이때는 중금속과 불순물 등을 제대로 거르지 않고 간수를 제대로 빼지 않은 정제염이거나 중국산 천일염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아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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